뉴욕 한인사회는 올 가을 치러질 뉴욕시의원 선거를 앞두고 ‘뉴욕주 최초의 첫 한인 정치인 배출’이라는 대 명제를 과제로 안고 있다. 마침 뉴욕시내 3개 지역구에서 4명의 한인 후보가 한꺼번에 출마를 선언해 그 어느 때보다 한인 정치인 배출 염원을 이룰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고 있다. 출마 한인 후보들이 동분서주 뛰며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본보는 13일 한인사회 관계자들을 초청, 특별좌담회를 개최하고 한인 정치인 배출 염원을 이루기 위한 한인사회의 역할론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참석자
■ 김근옥 퀸즈한인회장
■ 김광수 뉴욕한인회 대외담당 부회장
■ 김동찬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사무총장
■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장
■올해 선거가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적기라 보는가?
-김동찬 사무총장(이하 김총): 기회는 한인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기회다. 특히 현역 의원이 물러나는 제19지구와 제20지구는 성을 지키는 성주가 없어 모두에게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다.
-김광수 대외담당 부회장(이하 김부): 이번 선거는 모든 후보에게 기회지만 일단 뉴욕 한인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한인 정치인 배출 염원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회다. 또한 얼마 전 뉴욕한인회 선거 돌풍으로 주류사회 선거에 관심을 갖는 한인들이 많이 늘어난 만큼 올 가을 선거까지 선거 참여 열기를 이어간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박윤용 회장(이하 박):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한인사회의 준비는 사실상 이미 됐다. 다만 뉴욕시 선거는 뉴욕한인회 선거와 많이 다르고 당선 가능성도 1세들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 플러싱 제20지구는 한인에게 기회일수도 있지만 동시에 위기일 수도 있다.
-김근옥 회장(이하 김): 중국 커뮤니티가 존 리우 뉴욕시의원을 통해 정치·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며 한인사회는 한인 정치인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이 같은 염원으로 한인 후보들에 대한 한인사회 지지 열기가 뜨겁다. 각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 현황을 한 예로 봐도 불경기에 비해 후원열기가 놀랍도록 높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한인 당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인 정치인 배출에 필요한 환경 조건은?
-김총: 한인사회 차원의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 실제로 뉴욕시 한인 유권자의 선거 참여율은 낮은 수준이다.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도 40%를 넘지 못한다. 뉴저지 한인사회는 평균 선거 참여율이 60%를 넘는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김부: 한인사회 내 계몽운동이 펼쳐져야 한다. 한인들은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를 따로 나눠 생각하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 정치참여가 특별행사가 아닌 일상 생활화 되어야 한다. 한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의 권리를 외치며 투표소로 향해야 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방관자가 아닌 참여하는 한인사회가 되도록 계몽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박: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어떤 후보가 유권자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가가 관건이다. 따라서 한인들이 스스로 타민족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한인 후보가 타민족 유권자들에게 다가갔을 때 거부감 대신 친근감을 느끼도록 한인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신이 후보라는 생각으로 주류사회에 한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해 나가야 한다.
-김: 성숙한 정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제20지구는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두 한인 후보를 만나본 결과 모두 중요한 정책을 갖고 힘든 준비를 하고 선거에 뛰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누구도 이들에게 쉽게 선거 포기를 요구할 수 없다고 본다. 결국 이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학연이나 지연, 개인 친분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유권자 스스로가 판단해 투표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한인 후보 당선을 위해 한인사회가 도울 방법은?
-박: 앞서 얘기했듯이 한인 후보들을 도우려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도와줘야 한다. 이들은 한인을 대표하는 한인회장 후보가 아닌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지역 정치인 후보들이다. 한인사회 대표가 아닌 지역사회 대표자로 조명 받도록 한인사회가 보다 낮은 자세로 이들을 도와야 한다. 거창하게 앞에 나와서 후보들에게 얼굴을 비추려하기보다는 타민족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이들의 투표 참여를 적극 도와야 한다.
-김: 종교 기관, 특히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플러싱과 베이사이드에는 한인교회가 많아 교회가 나서준다면 한인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모두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한인 정치인 배출의 성공은 교계의 손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김부: 선거에서 조직과 자금은 필수 요소다. 한인 후보들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 차원의 물적, 인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김총: 이 질문에 대한 답도 역시 유권자 등록과 선거 참여에 있다. 과거 그레이스 맹 뉴욕주하원의원이 출마했을 때 중국 커뮤니티는 연간 5,000명씩 중국인의 신규 유권자 등록으로 힘을 모았고 결국 선거 승리의 바탕이 됐다. 한인사회도 늦지 않았다. 유권자 등록운동을 독려해야 한다.
■출마 한인 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총: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단, 당선 목표를 놓고 한인사회가 분열되면 안된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고 해도 결코 비난해서도 안 된다. 한인사회 내에서 누구를 내 편으로 만들지를 고민하기 전에 어떤 타민족 커뮤니티를 내 편으로 만
들까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플러싱을 텃밭으로 삼는 민주당과는 대립해선 안된다. 자칫 한인사회의 정치 참여가 열매 없는 소모전으로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배출된 한인 정치인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한인 후보들이 당과의 관계 정립에 노력해야 한다.
-김부: 후보들은 유권자들과 자주 만나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전화로 머리만 굴리는 방식의 선거가 아니라 실제로 몸을 움직여 유권자들과 삶의 현장에서 만나며 인간적인 관계를 쌓아야 한다. 선거 기간은 결코 길지 않다. 지금부터 거리에서, 가가호호 방문으로 유권자들과 만나야 한다.
-박: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한인들은 모두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는 절대로 혼자 하는 싸움이 아니다. 더욱이 뉴욕시는 민주당의 지지 여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진다. 또한 이번이 마지막 기회도 아니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다. 한인사회가 뉴욕시 정치에서 비주류가 아닌 주류로 거듭나려면 차분히 지역정치 참여를 통해 후보들의 입지를 다지는 준비과정을 갖는데 보다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리=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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