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휄리스 나비닷(Feliz Navidad), 메리 크리스마스!”
주말에 내린 폭설이 태양 볕에 녹아 도로가 질퍽했던 23일 낮. 애난데일에 소재한 라티노 선교단체 ‘굿스푼’ 앞마당은 몰려든 라티노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쌀쌀한 추위를 녹이는 사랑의 훈기도 그득했다.
“예수님은 여러분들을 사랑하셔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오늘 나눠드리는 선물도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픈 사람들의 정성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전하는 굿스푼 대표 김재억 목사의 짤막한 설교와 기도 후 한인 자원 봉사자들의 손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라티노 노동자들과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물품은 뉴욕 소재 사랑방커뮤니티센터(대표 류지홍)가 지원해준 방한용품들. 상의와 하의가 통으로 된 겨울 의복들이었다.
김 목사는 “경제가 어려운 올겨울 고생하는 라티노 노동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용품이라는 생각에 지난 금요일 뉴저지를 다녀왔다”며 “눈발이 날려 도로는 위험했지만 마음은 기쁘기만 했다”고 말했다. 사랑방커뮤니티센터가 후원해준 500벌의 방한복은 골고루 주민들에게 전달됐고 굿스푼은 조금 남은 것들을 26일 컬모어 지역 급식 봉사 시 다시 노동자들에게 주기로 했다.
굿스푼 앞마당 한켠에는 여성들이 준비해 놓은 푸짐한 식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뜨근한 수프과 치킨, 잡채, 계란, 밥..., 며칠 동안 일이 없어 빈속을 끌어안고 있던 라티노 노동자들에겐 이보다 더 기쁜 성탄 선물은 없을 듯 했다.
정성껏 음식을 마련한 봉사자들은 인터내셔널 갈보리교회 여선교회 회원들과 굿스푼에 목요일 아침 마다 출근하다시피 하는 여성들. 목요 봉사 팀은 어느 교회에 소속된 것도 아니면서 단지 불우한 주위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모이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지난달부터 두 달 가까이 한마음으로 섬기고 있다. 봉사팀에 처음부터 참여한 함혜선 씨는 “매주 선교단체에 나와 봉사하는 일이 남들 보기엔 큰 희생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오히려 도움을 받는 건 우리”라며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억 목사는 “최근 일자리가 없어 라티노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눈을 치워주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인 경제도 어렵다지만 더 힘들고 외로운 이웃이 있음을 기억해주길 당부했다.
후원 문의 (703)622-2559 김재억 목사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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