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대체적으로 사교적이지 못하다. 타인종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민사회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우리끼리만 어울리는 배타적(exclusive)인 속성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삶의 반경은 여전히 한인사회 주위를 맴돈다.
올해 실시되는 센서스에는 한인 참여율이 예전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홍보가 많이 됐다, 한인들의 의식이 많이 성숙됐다 등등 나름대로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이유들이 수긍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미국에 수십 년을 살면서도 영어라면 여전히 주눅이 들고, 미국 정치나 사회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소위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쫓아 허둥지둥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수준이 과거보다 나아져 여유도 생기고, 세대도 달라졌지만 한인들의 의식도 그만큼 ‘글로벌’화 됐는지는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또 홍보가 많이 됐다고 하지만 그 많은(?) 한인회 등 한인사회 자체 내에서의 캠페인은 의외로 적었다는 점도 안심할 수 없는 근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센서스는 한인들에게 우리의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또 다른 잣대가 된다. 총 4,000억 달러의 연방 정부 예산이 센서스 결과에 따라 지급되고, 의석이 배정되고, 참여율이 1% 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세금 부담이 8,500만달러가 줄어들고…. 이렇게 수치로 표현되는 센서스 참여의 중요성은 사실 실감 있게 와 닿지 않는다. 그보다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의 의무를 가장 간단하게 행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인 센서스에 적극 참여해주길 호소하고 싶다.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모자이크의 작지만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단 몇 분이면 작성과 반송이 가능한 센서스의 결과가 우리 자신을 향한 불안한 감정들을 한 방에 날려 보내는 역사적 순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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