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타 먹고 한국행 잠적
차례 돌아오자 “돈 없다”
한동안 잠잠하던 ‘계 파동(契)’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계원이 거액의 계돈을 타먹고 잠적한 사건과 유령계 의혹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발생, 피해가 속출하면서 워싱턴 한인사회를 소리 없이 흔들고 있다.
일명 ‘번호계’ 계원 잠적 사건은 지난해 10월 발생했다. 계주인 안 모 할머니(MD 거주)와 계원 K 모씨에 따르면 이 번호계는 매달 36명의 계원이 월 약 1천450달러의 곗돈을 내고 자기 차례가 되면 약 5만 달러를 타는 방식으로 계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Y 모씨는 14번과 20번을 받아 지난해 두 차례 곗돈을 탄 후 한국으로 잠적했다 한다.
K 모씨는 “Y씨는 곗돈을 타고서는 돈이 없다며 한 번도 곗돈을 안내다 작년 10월쯤 한국으로 간 후 연락이 끊겼다”며 “Y씨 때문에 다른 계원들이 약 4만4천 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Y씨는 50대의 나이로 모 부동산 회사에서 잠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령 계’ 의혹 사건 역시 번호계로 최근에 발생했다. 이 번호계는 모두 21명의 계원이 매달 1천250달러를 납부해 자기 순서가 되면 3만 달러를 타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한 계원에 따르면 계주인 L 모씨(버지니아 거주)가 곗돈 지급을 계속 미루고 있어 다른 피해자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원인 P 모씨는 “중간에 계에 들어가 14번을 받아 그동안 1만6천여달러를 냈으나 얼마 전 내 차례가 되자 계주가 다른 사람들이 돈을 안냈다면서 곗돈 지급을 안하고 있다”며 “내 번호 뒤의 곗돈을 안 탄 사람들은 계속 돈을 내고 있을 터인데도 곗돈 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계주가 유령 계를 운영해온 것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P씨는 “이 계는 계원 서로가 얼굴도 몰라 누가 피해자인지도 모른다”며 “앞으로 법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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