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주 대학 예산 대대적 삭감
▶ 직원 감원에 학비 인상까지…교육질 저하 우려
텍사스의 대학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주 정부의 대대적인 예산 삭감 때문이다. 대학의 부담은 고스란히 학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비 인상은 물론, 교수를 포함한 직원까지 줄이고 있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장학금 보조도 줄어들 듯
최근 텍사스 의회는 2년간 218억 달러에 달하는 주립 대학과 커뮤니티 칼리지, 장학금 지원 등에 대한 교육 예산을 승인했다. 이는 현재 예산 보다 10억 달러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텍사스 주 소속 35개 공립 대학의 몸살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 대학들의 2012~13년 주 보조금은 63억 달러에서 58억 달러로 7% 감소한다. 또 주요 대학들의 학비 지원(financial aid)은 15%나 급감한다. 대학은 물론, 학생들까지 허덕이게 생겼다.
특히 최근에는 등록 학생 수도 늘고 있어 학생 한 명에게 돌아가는 주의 교육 예산은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2000~01년에 학생 한 명당 2만350달러(인플레이션 조정)에 이르던 주 보조금은 현재는 1만7,206달러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자구책으로 감원에 나서고 있다. UT 사우스웨스턴은 최근 대학 내 350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10년새 UT 학비 86% 인상
예산 삭감의 여파는 그대로 학비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 내 학비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9년까지 텍사스 내 4년제 공립 대학의 학비는 무려 86%나 올랐다. 이는 미국 내 50개 주중 7위 기록이다. 하지만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는 크게 학비가 오르지 않았다. 약 31% 인상에 그쳤다.
텍사스 내 대학의 학비는 2003년 예산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학비를 책정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의 주 의존도는 크게 낮아졌다. 1984년 UT 어스틴 대학 예산의 47%를 차지하던 주 보조금은 2010년에는 14%로 떨어졌다.
텍사스 테크 대학은 이번 가을에 학비를 5.9% 올린다. 이에 따라 1년 학비가 약 500불 가량 높아졌다. 이 조치로 학비 수입이 860만 달러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2년간 2,910만 달러에 이르는 예산 부족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오는 가을 학기의 주 학비 평균은 7,200달러, 커뮤니티 칼리지는 2,200달러에 이른다.
‘텍사스 그랜트’도 10% 감소
장학금 혜택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 주에서 제공하는 대표적인 장학금 프로그램인 ‘텍사스 그랜트’(TEXAS Grants)의 예산은 6억2,200만 달러에서 5억6,000만 달러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신규 신청자의 30%밖에 이 장학금의 혜택을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학금은 연 가족소득이 4만5,000불 이하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 UT 어스틴 학교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신입생들에게 제공하는 장학금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보다는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다.
교육 환경 악화도 불 보듯 뻔하다. UT 시스템 아래의 많은 대학들이 도서관 이용 시간이나 ‘아카데믹 어드바이징’ 시스템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수업 당 학생 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 A&M은 다음 학기부터 몇 몇 수업의 수강생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예산 부족으로 많은 교수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텍사스 주의 교육 기조는 더 많은 학생들을 등록시켜 졸업시키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대학 졸업자를 만들겠다는 것. 하지만 이 정책은 ‘예산 부족’이란 암초를 만나 뿌리째 뽑힐 판이다. 텍사스의 상아탑이 거센 경기침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함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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