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사 1명 무차별 총기난사
▶ ‘암살’규탄 현지인들 극렬 분노
총격사건이 발생했던 군부대 앞에 12일 주민들이 몰려들어 미군의 해명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11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총기 난사로 미국의 아프간 ‘출구 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 직후 신속한 조사를 약속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서만 미군의 ‘소변 동영상’ 파문, 코란 소각 사건 등이 잇따른 터여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미 해병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탈레반의 시신에 나란히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공개됐으며 이에 격분한 아프간 병사가 프랑스 군인 4명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월에는 미군이 코란, 이슬람교 서적을 소각하자 항의 시위가 잇따라 유혈사태로 번져 미군이 피살되는가 하면 역시 이에 대한 보복으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미군 한 명이 부대 밖으로 나가 민간인을 향해 발포해 여러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1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현지에서 극한 분노를 사고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을 ‘암살’로 규정하며 격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12일 이번 총기 난사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 아프간 전략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알카에다 세력에 대적하고 아프간 안보를 위해 아프간 병력에 대한 훈련을 강화하는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분명 도전의 시간"이지만 미국 정부는 아프간에서의 미국의 핵심 국가이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과 아프간 주둔 미군 9만 명의 임무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군에 대한 아프간의 감정이 악화해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10여 년 넘게 이어온 미국의 아프간 출구 전략은 다시 논쟁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아프간 작전을 마친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계획에 따라 병력 대부분을 이때까지 철수할 예정이다.
나토는 지난 2월 국방장관회의 후 내년 중 아프간에 치안 주도권을 넘기고 나토군은 지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도 전투임무 이양을 내년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아프간에서 대부분 철수하고 아프간군과 경찰을 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지만 이번 일로 원활한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인지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프간 출구전략의 가속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간에서는 그동안 미군 2,000여 명이 사망했고 투입 예산은 5,000억 달러를 웃돈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좀 더 빠른 출구 전략을 주문하겠지만, 공화당은 이를 견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벌써 이를 화두로 삼아 “지역 접근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젊은 미국인들을 너무나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출구 전략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에 맞서 공화당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이 미군의 철군 시기를 재촉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되며 아프간의 정국 주도권을 다시 탈레반에 넘겨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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