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폭동의 유일한 한인 희생자인 고 이재성군의 흉상이 제작된 지 16년이 되도록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한인타운의 한 사무실에 방치돼 있다.< 이은호 기자>
‘한인 성금 제작’무색
타운 사무실 한 켠에
“구호만 요란한 행사 판쳐”
“4.29폭동이 발생한지 벌써 20년을 맞고 있지만 우리 아들은 아직까지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치돼 있네요”
4.29폭동 당시 LA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고 이재성(19)군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흉상이 한인사회의 무관심으로 16년째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4.29 20주년을 앞두고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29폭동의 유일한 한인 희생자인 이군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6년 한인들의 성금으로 마련된 이군의 흉상은 제작된지 16년이 넘도록 설치할 장소를 찾지 못한 채 LA 한인타운 한 사무실 한쪽에 빛바랜 모습으로 놓여 있었다.
폭동 당시 한인청년단장을 지냈던 강종민씨의 사무실에 보관된 청동으로 제작된 이군의 흉상은 비록 빛은 바랬지만 생전의 모습과 같이 이목구비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이재성군의 어머니 이정희씨의 아픔은 더했다. 19일 이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면당한 아들의 흉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한인 이민 100년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 429폭동을 한인사회가 잊어가고 있다”고 가슴 아파했다.
이씨는 “4.29가 돌아올 때마다 형식적인 행사만 하지 말고 한인사회는 진정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인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말했다.
4.29폭동 당시 샌타모니카 칼리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군은 한인타운 곳곳이 불에 타자 친구들과 함께 한인업소를 지키려 나가다 오인사격을 받아 변을 당했다.
4.29폭동의 불길이 가신 후 한인사회는 이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3만1,500달러를 모금해 동상 건립에 나섰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4년이 지난 1996년 돼서야 제작이 완료된 흉상은 당시 이군이 참여했던 LA 한인청년단 측에 전달됐으나 이후 제대로 된 설치장소를 찾지 못한 채 16년이 흘렀다. LA 시정부는 물론 한인단체들도 이를 외면했고 건립하려 했던 4.29 박물관 사업이 무산되면서 결국 이군의 흉상은 방치되다시피 했다는 것.
강씨는 “그동안 이재성군의 흉상을 설치하기 위해 시정부 관계자나 한인단체들과 접촉했으나 모두 난색을 표했다“며 “폭동으로 숨지거나 피해를 당한 이들은 외면한 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행사 구호만 요란하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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