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미국 시카고 시가 이를 겨냥한 대규모 가두 시위를 허용치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일에 시카고 도심에서 항의성 가두행진을 벌이려는 반전·반빈곤 운동 시민단체의 사전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시위대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일인 5월 20일보다 하루 앞선 19일 가두행진 승인을 이미 받아두었다. 19일에는 원래 시카고에서 세계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G8 정상회의 개최 장소를 메릴랜드 주 소재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로 전격 변경했다.
이 때문에 시위대는 가두행진을 하루 늦춰 나토 개막일에 맞추기로 하고 이에 대한 승인을 시카고 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시카고 시는 "나토 정상회의에는 28개 회원국 정상을 비롯, 5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시카고 시청에서부터 회의 장소 맥코믹플레이스에 이르는 약 4.2km 구간에서의 가두행진은 교통에 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승인을 거부했다.
시카고 시는 "대규모 시위대를 통제할 경찰 인력과 보안 장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시위대는 이에 대해 "시카고 시가 G8 개최 장소 변경을 시위 제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19일로 승인받은 동일 규모, 동일 구간의 가두행진을 20일로 옮겨달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세계 정상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의 존재를 드러낼 헌법상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시 법무담당 대변인은 "나토 정상회의와 G8 정상회의는 참가자 규모가 크게 다르다"면서 "시위대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도시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도 동시에 갖는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는 대체 경로를 제안했지만 시위대는 "인적이 드문 길로 행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 50개 시민단체들은 시카고가 나토 정상회의와 G8 정상회의 동시 개최지로 발표된 지 두달만인 지난 해 8월부터 항의시위와 가두행진을 위한 전략을 구상했다.
이들은 백악관이 G8 개최장소를 캠프데이비드로 변경한 후 "미국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한 때문"이라며 이를 자신들의 승리로 선언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장소 변경 이유를 "G8 정상들이 친밀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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