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인보다 특히 높거나 낮게 발현하는 유전자 찾아내
혈액검사는 다양한 질병감염 여부와 건강상태를 알려준다. 혈액검사를 통해 몸 안에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는지,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간단한 혈액검사로 자살위험을 예측하려 든다.
매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을 헤아린다. 자살 의도를 사전에 파악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방지가 가능하다. 뒤집어 말하면,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 몰라도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자살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높거나 낮게 나타나는 피 속의 생물학적 지표(biomarker)를 찾아내는 것이 연구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 인디애나대학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 생물표지에 초점을 맞추었고 결국 자살 의도와 강력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SAT1을 찾아냈다.
SAT1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 높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생물지표라면 CD24는 정반대로 이들 사이에서 특히 낮게 나타나는 생물학적 표지다.
연구팀은 우선 양극성 장애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에 착수했다. 양극성 장애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자살위험이 대단히 높다.
실험대상은 백인으로 한정했으며, 이들은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한 번씩 연구원들과 만나 상태를 점검받았다. 이때마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했고 자살 생각 등을 포함한 심리상태에 관해 질문했다. 이런 방식으로 실험은 3년에 걸쳐 진행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마론 카운티 검시소를 찾아가 9구의 시신에서 혈액샘플을 취했다. 이들은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약물과용이 사인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약물과용은 혈중 생물학적 신호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약물을 자살수단으로 사용한 경우는 혈액샘플 채취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의 혈액분석 결과 예상했던 대로 SAT1이 높게 나온 반면 CD24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팀은 “특히 군대 등지에서 자살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자살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없었다”며 “추가 실험을 통해 SAT1과 CD24 측정으로 자살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지, 백인이 아닌 환자들에게도 이들 지표의 적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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