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부금은 내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줘야”
사망 폴 리군 기부금도 1만5,000달러 넘어서
지난 5일 시애틀 퍼시픽대학(SPU) 총격사건 당시 범인을 제압해 추가 희생자를 막았던 이 대학 4학년생 존 마이스(22)군이 ‘진정한 영웅’으로 칭송 듣고 있다.
마이스군은 이날의 현명하고 용감한 행동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일약 영웅으로 부상하면서 그가 오는 21일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누군가가 그의 혼수 리스트를 찾아냈고 스포츠라디오 프로듀서인 제서민 매킨타이어가 온라인에서 마이스의 결혼비용을 모금하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 뒤 주말 동안 온라인 후원금이 5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총기 난사 당시 범인인 애런 이바라(26)가 탄환을 재장전하는 사이 달려들어 최루 스프레이를 뿌린 뒤 제압한 마이스는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부상여부를 검진받았으나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귀가했다.
마이스는 이후 사건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다가 ‘영웅 칭송’이 과하다는 판단이 들어선지 9일 학교측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냈다.
독실한 크리스천답게 그는 이 성명에서 “내가 총기난사 당시 용의자를 제압하고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면서 “내가 용의자 얼굴을 봤을 때 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는 괴물이 아니라 슬프고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이스는 이어 “지금은 내가 그를 용서할 수 없지만 그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찾고 커뮤니티의 용서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사가 오가는 사고의 순간에도 진짜 영웅이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이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론 흐뭇한 기분도 들지만 나는 영웅으로 대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영웅은 반드시 희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스는 “나는 조용하고 개인적인 사람이어서 이번 사건으로 충격이 크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더 이상 나에 대한 후원금도 마땅하지 않은 만큼 추가 후원금은 대학 측을 통해 진정으로 위로를 받아야 할 희생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총기 난사사건으로 유일하게 목숨을 잃은 한인 폴 리(22)군의 장례 비용을 돕기 위한 기부금도 현재까지 280여명이 십시일반 애도의 뜻을 보태 1만5,000달러를 넘어섰다.
이군의 장례식은 오는 15일 오후 4시 가족이 출석하는 비버튼 빌리지 침례교회에서 열린다. 이군의 아버지 피터 이씨와 어머니 이미라씨는 이 교회의 한국어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버튼 인근에 위치한 이군의 집 앞에는 이군의 영정과 조화 등 추모소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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