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수많은 먹거리 중에서도 대표라 부를 수 있는 세 가지 음식을 소개해본다. 이러한 음식들은 대개 비싸거나 격식을 차리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길가나 그 길 바로 옆 작은 좌판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다. 가격 역시 저렴해 대개 1, 2달러부터 비싸야 5달러 정도. 하지만 그 맛만큼은 다른 어떤 도시의 음식보다도 충실하고 맛있는 편이다.
1) 베이글
뉴욕을 여행하다 자주 접하게 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베이글(Bagel)’이다. 가운데 구멍이 있는 튜브 모양으로 얼핏 보면 도너츠처럼 느껴지나, 실상 그 맛만큼은 전혀 다르다. 기본 밀가루를 바탕으로 몇 개의 식빵류를 압착시킨 베이글은 일반 빵이나 도너츠에 비해 고칼로리를 갖는다.
사실 베이글하면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뉴욕 베이글’이다. 특히 뉴욕에서는 가게마다 손수 만들어낸 고유의 맛이 특별함을 자랑한다. 건포도나 블루베리, 시나몬 등이 들어있는 것부터 양파나 마늘이 들어간 것까지 다양하다. 19세기 말 로워 이스트사이드를 통해 들어온 동유럽계 유대인(베이글의 기원 역시 폴란드)이 가난한 뉴욕 생활의 동반자로 삼은이래, 베이글은 뉴욕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
2) 프레츨
베이글과 함께 뉴욕 길거리 음식의 양대 산맥이라 한다면 역시 ‘프레츨(Pretzel)’을 들 수 있다. 튼실해 보이는 밀가루 반죽이 꽈배기처럼 살짝 꼬여 있으며, 그 위에 하얀 소금이 먹음직스레 뿌려져 있다. 얼핏 봐서는 도대체 어떤 식감일지 상상이 잘 안가나, 막상 먹어보면 그 놀라운 식후 든든함에 적잖이 놀랄지 모른다.
프레츨은 19세기 말 독일에서 이민 온 이들이 미국으로 가져왔다고 알려진다. 당초 딱딱한 음식이었던 것이 20세기 들며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신했다. 그것은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서 대중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기본적으로 프레츨은 일반 과자처럼 먹는 스낵 스타일과 길거리에서 구워 파는 빵 스타일이 있다. 가격은 2-3달러 정도. 미국에서만 연간 5억 5,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알려진 프레츨 시장은 ‘미국의 대표 간식’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3) 피자
‘피자(Pizza)’하면 흔히 이탈리아를 연상하지만, 실제 그것이 세계적인 음식 반열에 오른 데는 미국의 역할이 컸다. 초기 이탈리아 이민자, 특히 나폴리 지역 사람들이 가지고 온 피자는 미국 내 이탈리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붐을 이루다 점차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뉴욕 스타일과 시카고 스타일 피자가 있다. 뉴욕 스타일은 초기 토마토 파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도우가 얇고 바삭한 형태를 띠는 피자를 말한다. 그 위의 토핑 역시 철저히 시식자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 형태가 대부분. 하지만 이에 반해 시카고 스타일은 두꺼운 도우 위에 다양한 토핑이 얹어져 푸짐함을 더한다. 특히 치즈를 많이 사용해 고소함을 더하며 묵직한 식감이 일품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두 스타일은 지역적 프라이드에 더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시카고 출신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가 두 딸과 몰래 뉴욕을 방문해 피자를 먹었다는 뉴스에 의해 시카고 지역 여론이 들썩인 것은 그 좋은 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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