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사회는 새해 벽두부터 ‘동해병기법안’ 통과 캠페인으로 떠들썩했다.
캠페인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이었고 해가 바뀌어 버지니아 주의회에 법안이 실제로 상정되자 한인들의 결의도 더욱 다져졌다. 법안 통과 여부는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까지 크게 관심을 갖는 국제적 이슈로 떠올라 있었고 한일 외교전의 양상마저 띠어갔다.
그런 와중에 한인들은 내심 불안하면서도 ‘통과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의 방해 로비도 거세지고 일본 언론은 집요하게 캠페인을 쫓아다니며 간접적으로 반대 여론을 형성하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미주한인의목소리, 워싱턴한인연합회, 워싱턴노인연합회 등 캠페인 참여 단체들의 결의도 불탔다.
팀 휴고(공화) 등 다수의 의원들이 상정한 동해병기 법안은 교육 소위원회, 교육 전체위원회, 본회의 등 주하원에서만 세 단계를 거쳐야 했고 데이브 마스덴 의원(민주)이 제출한 다른 법안도 주상원에서 같은 똑같은 과정을 밟아야 했다. 다행히 두 법안은 양원에서 무난히 통과를 했고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는 당선 전에 이미 서명을 약속했던 터라 법제화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교차 승인이 되리라 생각됐던 하원 법안이 상원에서 폐기되자 비상벨이 울렸다. 하원에서도 공화 의원들이 그 보복으로 상원 법안을 자동 폐기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한인사회가 초긴장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법안은 끝내 맥컬리프 주지사 책상으로 올라갔다.
이후 어렵사리 맥컬리프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을 해야 했고 지난 7월1일부터 버지니아 주내 모든 공립교 교과서는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하는 역사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9전 9승’. 주요 표결 때마다 동해병기법안이 일본의 반대 로비를 이겼다는 의미에서 캠페인 관계자들은 스포츠에 비교해 이렇게 표현했다. 또 동해병기 캠페인은 미주 한인들의 자존심을 한껏 높이고 정치력을 향상시킨 쾌거로도 평가되고 있다. 추운 겨울에 수 백 명의 한인들이 고생을 마다 않고 버스를 대절해 리치몬드까지 내려가 역사가 벌어지는 현장을 지켜보며 한인사회는 더욱 단결됐고 시민의식도 성숙해갔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