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순 씨가 15일 열린 조지메이슨대 졸업식장에서 학사 가운을 입고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 GMU 학사모 고덕순씨‘만학찬가’
8년전 미국올때 영어 한마디도 못해
직업기술학교 거쳐 6년만에 졸업장
“노력한 만큼 보상 있음을 믿었다”
8년 전 미국에 이민올 당시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던 50대 후반의 한인이 지난 15일 열린 조지 메이슨대학 졸업식에서 당당히 학사모를 써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57세의 고덕순 씨(버크, VA).
2007년 7월 한국에서 도미할 때만 해도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몰랐던 그는 미국 직업기술학교, 노바 커뮤니티 칼리지(이하 노바칼리지) ESL과 준학사 과정을 거쳐 6년 만에 이날 회계학으로 조지 메이슨대학을 졸업했다.
고 씨는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에 올 때만해도 영어 한마디 몰랐던 내가 미국 대학을 졸업하다니 믿을 수 없고 너무 기쁘다”면서 “지난 6년간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공부하느라 죽을 뻔 했다”는 표현으로 그 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 씨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2009년 6개월간 무료로 ‘Training Futures’라는 직업기술학교를 마치고, 기술학교의 소개로 건강보험회사인 케어퍼스트에 취업하면서 부터. 취업과 동시에 노바 칼리지에서 1년 반 가량 ESL 과정도 들었다. 이후 2011년부터 2년간 노바 칼리지 경영학 준학사 과정을 마친 후 2013년 8월 조지메이슨 대로 편입했다.
고 씨는 “직업 기술학교를 통해 무료로 수업을 듣고, 학점도 취득하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해서 공부하게 됐다”면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배려도 많이 해줘 근무를 일찍 시작해 빨리 끝내고, 이틀은 재택근무를 해 풀타임으로 일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점은 평균 B학점.
고 씨는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하루에 4시간 반 밖에 자지 않는 등 남다른 노력을 해야만 했다.
고 씨는 “나이가 들다 보니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잊어버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자기가 노력을 하면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씨는 “지금도 영어를 계속 배우고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다 보니 조금씩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면서 “쓰는 것이 완벽하진 못해도 이제 모든 업무는 처리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 공인회계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고 씨는 내년 봄에 공인 회계사 시험을 칠 계획을 갖고 있다.
1976년 대전여상을 졸업한 후 공채 1기로 상업은행에서 22년 근무한 고씨는 현재 버지니아 버크에서 남편 고종문 씨와 사이에 2남 1녀가 있다. <이창열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