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별기획 ‘고령화로 가는 한인사회’ 노인복지 어디까지 왔나 (2)
▶ 연장자에 존경심•감사•사랑 담아 점심•운동•차편 등 혜택 제공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원에서 나와 케어가 필요한 일본계 노인들이 장단기간 머무는 ‘기모치 홈’의 전경
44년 전인 24살의 나이에 기모치를 공동 설립한 스티브 나가조 관장.
한인이민역사가 올해로 112년이다.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자로 미국에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196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인의 미주이민이 본격화됐다. 한인사회의 초창기 이민세대가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한인사회의 노인복지 수준은 20,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이다. 일본과 중국 커뮤니티의 복지서비스에 의존해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이에 한인사회 노인복지의 현주소와 타 커뮤니티의 대표적 노인복지 단체를 조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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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인사회 ‘더부살이하는 노인복지’
<2> 일본 ‘기모치’ 노인문제 커뮤니티가 나선다
<3> ‘온락’ 노인케어의 대표적 성공 모델
<4> ‘온락’ 크기•지원 스케일 다른 대륙의 힘
<5> 한인노인들 “노인회서 외로움은 달래지만 아픈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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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대표 일본 노인복지 기관을 꼽으라면 단연 샌프란시스코 재팬타운에 위치한 ‘기모치’(Kimoch)를 꼽을 수 있다.
기모치는 스티브 나가조(68) 관장이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SFSU) 재학 당시 24세의 나이에 노인복지에 눈을 돌리면서 44년 전인 1971년 공동 설립했다. SFSU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동 대학 ‘아시안 스타디’ 학과를 신설하는 데 일조한 인물이다. 기모치의 지침이 되는 ‘역사와 철학’에도 ‘센세이’(일본계 3세를 지칭)가 ‘일세’(이민 1세대 지칭)들을 도와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본계 미국인 노인들을 커뮤니티가 나서서 보살피자는 취지이다.
일본계 3세인 나가조 관장은 “당시 1세들이 겪고 있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 때문에 미 주류에서 지원하는 노인복지 서비스를 이용해선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상황에 있는 일본계 노인들에게 복지정보를 일본어로 주고 다양한 혜택과 교통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모치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오늘날의 기모치 ‘정신’에 대해 나가조 관장은 “‘노인들에 대한 마음(feeling)을 가져라. 기모치의 서비스를 통해 이들에게 존경심(Respect), 감사(Gratitude), 사랑(Love)을 표현해라. 1세 2세의 희생과 고됐던 지난날을 잊지 말아라’가 우리가 지향하는바”라고 강조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몇몇이 시작한 기모치는 현재 4개의 빌딩을 가질 정도로 성장했다. 우선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원에서 퇴원한 노인 등이 단•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한 기숙사 형태의 ‘기모치 홈’(노인들의 취미활동을 위한 데이케어도 운영)이 있다. 비디오와 책을 대여할 수 있고, 차를 함께 마실 수 있는 ‘사랑방’인 ‘기모치 라운지’. 바로 만든 점심을 하루 두 차례 대형 강당에서 제공하는 ‘기모치 뉴트리션’(1840 Sutter St). 이 모든 시설을 관리하는 행정오피스 등으로 재팬타운 내 분산돼 있다.
특히 뉴트리션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찾는 노인들은 하루 300명이 넘는다. 이중 한인 노인들이 30-40명에 달한다. 2달러의 봉사비용을 내던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종에게 인기가 높다. 특별히 점심을 먹기 위해 따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 기모치 라운지나 운동 등 레크리에이션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 취미 프로그램이 일본어로 진행돼 사실상 한인노인들이 참여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기모치는 SF에서 활동반경을 사우스베이로 확대하고 있다. ‘기모치 산마테오 홈’(노인 14명 거주 가능시설)이 올 가을부터 문을 열 계획에 있다. 기모치에는 최윤선 프로그램 부디렉터와 이현희 커뮤니티 서비스 담당이 한인들의 메디케어, 메디칼 등 서류작성과 SSI, SSA CAPI 등 소셜혜택, 병원통역 및 번역서비스, 차량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기모치는 일본계를 넘어 타인종으로까지 서비스를 넓혀나가며 3,000명의 노인에게 관련 서비스를 지원해 주고 있다. 현재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 태생)인 일본계 3세를 위한 정부 혜택 등에도 포커스를 맞추는 등 변화하는 커뮤니티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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