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락 내부 곳곳에 붙어 있는 한국어가 들어간 시설 이용 문구.

온락의 로버트 노벨리 전략경영개발팀 최고운영자가 내부 시설투어 중 노인들의 건강 및 재활에 도움을 주는 수영장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인이민역사가 올해로 112년이다.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자로 미국에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196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인의 미주이민이 본격화됐다. 한인사회의 초창기 이민세대가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한인사회의 노인복지 수준은 20,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이다. 일본과 중국 커뮤니티의 복지서비스에 의존해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이에 한인사회 노인복지의 현주소와 타 커뮤니티의 대표적 노인복지 단체를 조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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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인사회 ‘더부살이하는 노인복지’
<2> 일본 ‘기모치’ 노인문제 커뮤니티가 나선다
<3> ‘온락’ 노인케어의 대표적 성공 모델
<4> ‘온락’ 크기•지원 스케일 다른 대륙의 힘 <5> 한인노인들 “노인회서 외로움은 달래지만 아픈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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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락은 광둥어로 ‘평화롭고 행복한 거처’라는 뜻인 만큼 그 이름에 걸맞게 데이케어 이상의 서비스와 프로그램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온락의 로버트 노벨리 전략경영개발팀 최고운영자는 “온락은 미 최초로 보건의료와 복지의 통합서비스를 구축한 노인케어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며 “현재 60개 온락 버스가 베이지역에서 운행되고 있고, 본사에만 150여명, 대략 700명의 의사, 간호사 등 케어팀들이 9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리 최고운영자는 “당시 이탈리아 중국 필리핀 등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는 양로원(Nursing Home) 같은 노인시설이 없어 장기요양서비스(Long-term Care)를 받으려면 거주지 밖으로, 멀리 나가야 했다”며 “이민자들은 익숙지 않은 언어, 음식, 관습에 고통스러워했고, 이들이 이런 시설들을 이용하기엔 너무 멀고, 친구나 친지들이 찾기에도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온락은 현재 베이지역에 9개 건물을 두고 있다. 이중 SF에 6곳, 프리몬트에 2곳(159 Washington Bl. 3683 Peralta Bl), 산호세(299 Stockton Ave)에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계 지원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한인을 비롯해 스페니쉬, 베트남계까지 이용자도 다양해졌다.

한인 2세인 에드워드 정 건강플랜 담당자는 “온락에 가입하면 자신의 주치의를 이용할 순 없지만 데이케어센터엔 늘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평소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의료서비스를 자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집중적인 케어서비스를 통해 병원입원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은 1주에 1~5회 이곳을 이용한다. 건강상태, 개인적인 요구수준, 가족 여건에 따라 맞춤식의료와 복지서비스가 제공된다.

온락에는 노인정신 건강을 위한 음악치료사나 신체건강과 재활을 위한 수영치료사도 있고 노인운동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한 강사들의 노인 교육이나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이 나와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등을 함께 하기도 한다. 본사 건물(1333 Bush St)에는 40개의 싱글과 더블 룸으로 구성된 거주시설인 하우징도 있다. 이 모든 시설에는 전문가들이 노인들을 예의주시하면서 그에 맞는 활동을 하도록 지원한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자 온락의 모델이 ‘PACE’(Program of All Inclusive Care for the Elderly)란 이름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 중에 있다.

노벨리 최고운영자는 “양로원에 들어가면 사실상 노년의 인생이 그곳에서 끝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온락의 목적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친구들을 사귀면서 최대한 편하고 건강하게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내도록 하자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