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 자동차 박물관, 인기 TV드라마 소품 계속 전시하기로
미국 일리노이 주 볼로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돼있는 ‘제너럴 리’. 차 지붕에 남부연합기가 그려져있다. (Volo Auto Museum)
미국에서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에 찬성했던 남부 13개 주의 단합을 상징하는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리노이 주의 자동차 박물관이 반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레이크 카운티의 볼로 자동차 박물관 측은 차 지붕에 대형 남부연합기가 그려진 유명 자동차 ‘제너럴 리’(General Lee)를 전시장에서 철수시키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너럴 리’는 남부연합군 총사령관 로버트 E. 리 장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박물관 디렉터 브라이언 그램스는 "’이것도 역사의 일부’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자동차를 전시장에서 퇴출시키거나 남부연합기 문양에 페인트를 덧칠한다고 해서 있었던 사실이 달라지지 않는다. 남부연합기는 늘 그 자리에 있어왔다"고 말했다.
1969년식 스포츠카 ‘닷지 차저’(Dodge Charger) 차량인 주황색의 ‘제너럴 리’는 1979년 1월부터 1985년 2월까지 CBS방송을 통해 상영된 인기 드라마 시리즈 ‘해저드 마을의 듀크 가족’(The Dukes of Hazzard)의 주요 소품이다. 남부 시골마을 해저드 카운티를 배경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1997년과 2000년 TV용 영화로 속편이 나온 데 이어 2005년에는 극장용 영화로 개봉됐다.
볼로 박물관의 이번 방침은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한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로프(21)가 남부연합기를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앞세운 사진들이 발견돼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는 최근 "앞으로 ‘제너럴 리’ 모형 자동차 제작·판매 라이선스를 내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램스는 "워너 브라더스의 발표 이후 ‘제너럴 리’를 전시장에서 철수시킬 것이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차를 관람객 시야에 드러나지 않도록 치우거나 남부연합기가 그려진 차 지붕을 덮을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박물관에 전시된 ‘제너럴 리’가 TV시리즈 제작 초반에 만들어진 소수의 차량 중 한 대라고 전했다.
그램스는 "수작업으로 지붕에 남부연합기를 그려넣은 것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차다. 드라마 후반 시리즈에 등장한 ‘제러널 리’는 기계작업으로 문양을 찍어냈다"며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박물관이다. 우리는 역사를 보존하려 하고, 이것이 바로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너럴 리’ 처분에 대해 질문을 받은 사람 100% 모두가 ‘그대로 전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1960년 설립된 볼로 자동차 박물관에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미국 TV·영화에 등장한 자동차, 유명인과 거부들이 소유했던 자동차, 디즈니·루니툰스 캐릭터 자동차 등 300여 대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다수는 판매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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