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초 새누리 권력질서 재편 고비…양측 물밑 회동으로 勢대결 조짐
▶ 친박, ‘유승민 사퇴’로 지도부 흔들기…비박 ‘조폭이냐 좌시 못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파동이 새누리당을 가뭄의 논바닥처럼 쫙 갈라 놓는 양상이다.
거부권 정국의 한복판에 섰던 유승민 원내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친박(친 박근혜)과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고 어떻게든 현 지도체제를 이끌고 가려는 비박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지난 25일 거부권 행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는 듯 했지만, 친박계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유 원내대표를 기필코 사퇴시킬 태세다.
친박계는 주말 동안 사태 추이를 파악한 후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게 확인될 경우 29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부터 본격적 공세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파트너로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데 이를 뭉개고 갈 수는 없다"면서 "의총에서는 갈등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 그냥 넘어갔지만 최고위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사퇴를 안하면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오후에는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 정갑윤 국회부의장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모여 유 원내대표의 사퇴와 당 운영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가 사생결단식으로 달려드는 배경에는 단순히 국회법 개정안 문제나 유 원내대표의 원내 운영에 누적된 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동안 세력 대결에서 판판이 밀려 상당히 위축됐던 친박계가 이번에는 대통령까지 전면에 나선 만큼 판 자체를 뒤엎으려는 의도도 읽힌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는 5명의 선출직 가운데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가 3명이 당선됐고, 당연직 최고위원인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마저 비박계로 분류된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았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정몽준 후보에게 압도적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친박계가 밀었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일방적 표차로 꺾었고, 유 원내대표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던 친박계가 투톱 중 한 축인 유 원내대표 축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지도체제를 흔들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은 계파간 내전을 방불케 하는 갈등이 당 주도권 장악을 위한 권력 다툼의 성격이 짙다는 의미로서, 핵심은 내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이다.
새누리당에는 제18대 국회 총선에서 친박계가, 제19대에서는 친이계가 상대 진영에 의해 ‘몰살’ 당했다는 트라우마가 있다.
이를 잘 아는 친박계로서는 현 체제를 흔들어 다음 총선에서 공천 지분권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심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친박계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함으로써 현 지도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박 대통령이 탈당해 보수 진영에 새판짜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주장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주요 당직에 포진한 비박계로서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말과 행동을 아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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