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분도용 사기 못지않게 일상생활에서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우편물을 절도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LA시 검찰 등 사법당국은 신분도용은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다며 항상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A 한인타운 인근 팍 라브레아에 거주하는 김모(40)씨는 최근 신용카드 도난사기를 당했다. 신용카드 재발급 신청 후 카드사가 새 카드를 우편물로 보냈는데 사기범들이 이를 훔쳐간 것.

김씨는 “신용카드는 우편물로 도착하는데 집에 없을 때는 택배 직원이 집 문 앞에 놓고 가곤 한다”며 “사기범들은 일반 우편물처럼 보이는 신용카드 포장박스를 가져갔다. 처음 주유소에서 50달러를 쓰더니 세 차례에 걸쳐 1,000달러 이상을 결제했다”고 전했다.

신용카드 동봉 우편물 절도가 잦아지면서 카드사들은 비정상적 결제시 셀폰 문자메시지 알람 기능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카드사에서 비정상 결제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으면 마냥 우편물 지연만 탓할 뻔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남성 이모(35)씨는 이사를 하면서 연방 우정국에 제때 주소지 변경을 신청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 이씨는 “주소지 변경을 해야지 하면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그 사이 누군가 내 개인정보가 담긴 우편물을 악용했다.

전에 살던 집으로 배달된 우편물에 개인정보가 담겼는데 누군가 그 정보로 신용카드를 남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절도범들은 대부분 우편으로 배달되는 신규 크레딧카드나 카드 발급 신청서 등의 개인정보를 노리고 있어 신분도용의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며 “만약 기다리고 있는 우편물이 늦어질 경우 보낸 사람에게 확인한 뒤 해당 우체국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집이나 아파트 우편함에서 수상한 자가 우편물에 손을 대는 것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LA시 검찰은 LA시에서 기소된 신분도용 범죄가 지난해 254건이던 것이 올 들어 8월 중순까지 375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LA카운티 검찰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신분도용 피해사례로 ▲개인정보 담긴 우편물 절도 ▲주유소 및 ATM 신용카드 또는 데빗카드 무단복제 ▲식당 등에서 신용카드 번호 복사 등을 꼽았다.

21일에는 LA 일대를 돌며 주유소 카드리더기에 신용카드와 데빗카드 정보를 무선 복제하는 ‘스키머’를 설치한 일당 4명이 체포됐다. 연방 검찰과 시크릿서비스는 이들이 샌 가브리엘, 버뱅크, 노스 할리웃, 밴나이스, 이글락, 베벌리힐스, 산타모니카, 토랜스, 롱비치 등 남가주 전역 주유소를 돌아다니며 스키머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총 8명으로 구성된 신분도용 사기범들은 밴을 주유기 앞에 세운 뒤 신용카드 또는 데빗카드 정보를 무선 전송하는 스키머를 설치했다. 검찰은 도주한 나머지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편 검찰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예방법으로 ▲모든 재정적 서류 및 개인정보가 기재된 서류는 버릴 때 분쇄할 것 ▲주유소와 온라인 등에서 카드 사용 때 각별히 주의할 것 ▲개인정보를 묻는 이메일, 전화, 텍스트 메시지에 정보를 주지 말 것 ▲온라인 계정에서 보안등급이 높은 복잡한 비밀번호 사용할 것 ▲메일박스를 항상 잠글 것 ▲운전면허증, 자동차 타이틀 및 등록증 등은 자동차 내 글러브 박스에 두지 말 것을 권고했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