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검사협회, 노인 학대 방지 세미나 개최
# LA 한인타운의 한 너싱홈에 살고 있는 80대 김모 할아버지는 하루하루 눈치를 보고 산다. 거동이 불편한 김 할아버지를 보살피는 간호사는 건성으로 할아버지를 대할 때가 많다. 김씨 할아버지가 뭐라도 부탁할 경우 간호사는 언어폭력에 가까운 폭언을 내뱉기도 한다.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도 그는 돌아올 불이익이 무서워 꾹꾹 참고 산다.
# 70대 이모 할머니는 10년 넘게 언니동생하며 지낸 한 지인에게 최근 주택 역모기지를 맡겼다가 큰 피해를 봤다. 관련 직종에 근무하는 지인이 담보대출을 대행해 준다기에 믿고 맡겼는데 거액의 역모기지 대출금을 갖고 종적을 감춘 것. 이 할머니는 “자식들보다 이웃과 교류할 때가 많아 그럴 사람은 아닐 거라고 믿었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LA 카운티 검찰과 캘리포니아주 검찰이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노인 학대 및 사기 행각 대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검찰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을 학대하거나 경제력만을 노리는 사기 행각이 한인사회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인 학대 가해자는 배우자와 친구, 너싱홈 등 의료 보조원일 경우가 많다. 노부부의 경우 남편이나 아내 중 한 명이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배우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가하곤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특정인에게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
특히 너싱홈 등 노인 요양기관에서는 노인들이 가족과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간호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심지어 사기까지 벌인 혐의로 직원이 체포되기도 했다.
검찰은 노인 학대에는 사기 행각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대상 사기의 경우 자칫 노년의 여유로운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노인상대 사기 유형은 ‘메디케어 등 의료보험 관련 사기,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사기, 관공서 또는 개스·전화직원 사칭, 자동차 정비 및 교통사고 사기, 주택 수리 사기, 이성 친구를 가장한 사기’ 등이다.
주 검찰 에스더 김 검사는 “각종 사기 행각도 노인 학대에 포함된다”며 “특히 한인 노인들은 가정폭력 등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창피해 한다. 주변 지인들이 이런 징후를 발견한다면 대신 신고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인 학대 피해 방지를 위해 한인검사협회(KPA·회장 윌리엄 신)는 11월7일 오전 9시 LA 동양선교교회(424 N. Western Ave)에서 ‘노인학대 방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LA카운티 노인학대 담당 부서 토니 조 검사, 주 검찰 노인 학대 및 메디칼 사기 부서 멜리사 주비 검사, LA카운티 노인국 솔로몬 쉬베시 담당관이 강연자로 나서 노인 학대 유형과 방지방법, 각종 사기 예방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에스더 김 검사는 “요즘 메디케어 변경 시즌으로 사기범들이 노인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 노인분들과 가족들이 많이 참석해 노인 학대 예방 인식을 높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rsvp@koreanpa.com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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