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B-52 폭격기 인공섬 주변 상공 비행”…中 주권 훼손 강력반발
▶ 日 개입 시사에 中 ”이러쿵저러쿵 말라” 비판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지난 주말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 상공을 비행하자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미군이 지난달 구축함으로 인공섬 주변 12해리(약 22㎞) 이내에 처음 진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폭격기를 동원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려 들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해상뿐 아니라 공중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그 어떤 국가를 막론하고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핑계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훙 대변인은 "중국이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의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빌 어번 국방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지난 8∼9일 B-52 2대가 괌 기지를 출발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근처의 국제 공역(空域)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어번은 "중국의 지상 관제소로부터 두차례의 구두 경고를 받았으나 2대 모두 사고 없이 임무를 계속 수행했으며 작전 내내 철저하게 국제법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발표에 앞서 이 사실을 보도한 더힐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폭격기들이 인공섬 12해리 상공을 한 차례 통과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국방부는 12해리 이내 상공에는 진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에 앞서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군은 B-52를 동원해 상시적으로 국제 공역에서 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주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타고 직접 남중국해를 순시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명백한 대응이라고 더힐은 풀이했다.
카터 장관은 지난 8일 국방 포럼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해당 지역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섬을 매립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이 작전은 미국이 지난달 27일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일본 요코스카에 모항을 둔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USS 라센함을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 해역으로 보낸 데 이은 것이다.
이후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지역을 관할하는 남해함대 항공병 모 부대 소속 젠(殲)-11B(J-11B) 전투기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분쟁도서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 永興島)에 배치하며 실전훈련을 전개했다.
이 전투기의 배치는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신호로 해석됐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군이 이번 작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 두 정상이 모두 참여하는 18∼19일 필리핀 마닐라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2일 남중국해 문제가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하자 중국 외교부는 APEC은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등 남중국해 문제를 공식 거론할지를 놓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역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APEC을 비롯한 일련의 다자 정상회의때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행동을 중국에 촉구할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훙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국이 아닌 일본은 남중국해 주권문제에서 이러쿵 저러쿵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하면서 "역외국가들이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EC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중 하나인 필리핀 정상과 만나 관련 문제와 방위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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