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덴바움 페스티벌 앙상블 원형준 예술 감독
원형준 예술 감독은 서울 출생으로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해 줄리어드 예비학교와 음대에서 바이얼린을 전공했다. 현재 린덴바움 뮤직 대표로 남북 청소년 연합 오케스트라 결성과 연주를 통한 한반도 평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음악가로서도 국내의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악장으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8년 동안 음악을 통해 남북 오케스트라 구성을 추진하면서 매번 정치적인 이유와 북한의 핵실험 등 정세의 영향을 받아 음악회가 무산됐다. 특히 작년 광복 70년을 맞이하여 판문점에서 경계선을 두고 북측 합창단과 남측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하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앞으로는 무언가 다르게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미국에 온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왜 남북이 음악을 통해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오케스트라를 통한 평화 운동을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이 이산가족이다. 증조할머니 산소가 개성에 있어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자는 이미 1999년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을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구성해서 세계투어 연주를 하고 있다. 이산가족의 피가 내 자신이 전공한 음악을 통해 남북의 만남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8년의 열정과 도전을 이끌었던 주된 이유는 음악의 진정한 가치 때문이다. 분단된 지 70년이 넘었고, 남북이 한국전쟁을 거쳐 서로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정전협정중이다. 대화와 통일을 말하다가도 갑자기 대결국면일 수도 있는 게 남북관계이다. 하지만 음악을 통해 만나고,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음악을 통해 하모니를 만들 수 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 조지타운 대학교 등에서 초청받아 강연과 연주를 했는데, 거둔 성과나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는가?
-영광스럽게도 미국의 명문대인 하버드, 프린스턴, 조지타운 대학에서 초대를 받아 바이올린 연주와 남북 오케스트라 스토리를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특강을 준비하면서 특히 신경쓴 것은, 한국이 아닌 해외에 와서 한반도 상황을 얘기하면서 과연 외국학생들 지지를 받아낼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내 개인적인 명분만 가지고 설득하는 건 부족한 것이고, 다행히 진심으로 8년 동안 실패를 하여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 열정에 사람들은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수많은 외국인들이 남북의 사정을 동서독을 비교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교류와 대화가 제한돼있다는 사실을 듣고 많이 놀라워하고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케스트라의 가치를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수많은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모인 오케스트라가 하모니를 내는 이유는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율하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국가들의 정책들이 서로의 소리만 내고 듣지는 않는 것 같다.
▲음악 연주의 의미라면?
-내가 아는 연주자 중에 이라크 심포니 지휘자 겸 첼리스트가 있는데, 얼마 전에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폭탄테러가 난 거리에서 첼로 연주를 했다. 그리고 아는 지인이 나한테 질문을 했다. 연주자가 폭탄테러가 난 거리에서 연주한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단 테러가 나면 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
음악가가 연주를 했다면 그 자신은 연주를 통해 테러의 공포를 이기고 음악으로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실행한 것이다. 나도 한 음악인으로서 분단의 문제를 음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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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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