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는 자신을 찾는 훈련”
▶ ’태권도계 대모’ 김영숙 사범의 딸로 태권열정 불태워
해마다 UC버클리 태권도팀이 전미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승전보를 울릴 때마다 민경호 UC버클리 명예종신 교수와 안창섭 UC버클리 무도연구소장과 함께 앞자리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고 어느 누구보다도 승리의 기쁨을 누려온 이가 있다. 바로 강렬한 눈빛을 발사하는 소피아 정(33) UC버클리 태권도팀 어소시에이트 코치이다.
팀 헤드코치인 안 교수는 “태권도 후배들이 모두 소피아 코치를 따른다”면서 “리더십이 탁월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소피아의 어머니는 태권도계의 대모인 김영숙 사범(69)이다. 세계 최초의 여성전용태권도장을 열었고 이화여대에 최초로 여성태권도부를 창설했으며 여군교관으로서 전투경찰들을 지도한 김 사범은 79년 도미 후 한인 최초 미 태권도대표팀 여성코치(1982), 최초의 여성 국제심판(1989)으로 활약했고 2000년에는 세계최초 국제여성태권도 대회를 개최했다. 지금도 LA에서 월드태권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태권도를 전파하고 있는 태권도계의 살아있는 스승이다.
5살때부터 엄마 손에 이끌려 자연스레 태권도를 익힌 소피아는 태권도하기 싫은 날이 더 많았다. 그러다 UC버클리 정치학과에 입학해 태권도팀 선수로 훈련받으면서 태권도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학생선수 5년, 팀매니저 2년, 어소시에이트 코치 4년, 10년 넘게 일주일에 5일 두시간씩 태권도로 심신을 단련시키면서 세상 어디에도 흔들림없는 자아가 형성된 듯하다. 지금도 직장일을 끝내고 난 뒤에는 어김없이 후배들과 만나 태권도로 소통한다.
정씨는 “태권도는 자신을 찾는 최선의 훈련”이라면서 “태권기술 획득뿐 아니라 인내, 규범(discipline)교육, 조화 등의 정신훈련을 통해 자아존중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없어 고민하는 20대 후배들의 앞길을 조금이라도 비춰주려 한다”면서 “피나는 연습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즐거움을 통해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태권원리가 삶의 순리로 몸에 배이면 도전정신과 인내,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력,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용기와 신뢰들이 쌓인다”고 말했다. 정씨는 “코치 역할을 할 때는 학생들과 서로의 기대치를 솔직히 나누며 일관성있는(consistent)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남과 나를 존중(respect)하면 신뢰공감대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총 41회 전미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 중 36회 우승을 차지한 태권강자 UC버클리팀의 비결에 대해 정씨는 “미 대학 태권도를 보급한 민경호 교수님이 일찍부터 전통을 다져오셔서 프로그램이 타 대학보다 월등하고, 태권도 선후배층이 두터워 팀 운영의 공백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민교수님과 안교수님께서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열어준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 “무도에 대한 놀라운 열정과 헌신을 보여준 엄마의 삶은 언제나 내 삶의 자극제였다”면서 “지칠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서곤 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삶의 균형과 희망, 보람을 느끼는 태권도팀 어소시에이트 코치(자원봉사직)로 계속 참여하고 싶다”면서 “태권도팀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다”고 웃음지었다.
===== 전미대학 태권도선수권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적수 없는 태권강자로 후배들을 키워내는 UC버클리 태권도팀 코치진들과 함께한 소피아 정 어소시에이트 코치(가운데). 왼쪽은 겨루기 코치인 윌리엄 커넥, 오른쪽은 품새 코치인 올리비아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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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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