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캐롤라이나 총기난사범 루프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법원이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백인 용의자 딜런 루프(22)의 재판 적격성 심사에서 재판 가능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루프의 연방법 위반을 다룰 재판의 배심원 선출 절차가 28일 재개된다.
25일 공영방송 NPR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지법 리처드 거걸 판사는 이틀간의 재판 적격성 심리가 끝난 뒤 루프가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루프의 변호인단은 지난 7일 의뢰인이 자신에게 적용된 기소 혐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변호인들을 적절한 방법으로 돕지 못한다며 법원에 재판 적격 심사를 요청했다.
거걸 판사는 저명한 심리학자인 제임스 벨린저 교수를 비롯해 4명의 증인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그는 심사가 끝난 후 발표한 명령문에서 "형사피고인의 경우 법적 절차의 본질과 결과를 이해할 수 없거나 변호인을 도울 수 없을 정도의 정신 질환 또는 심각한 결함으로 현재 그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법원이 판단할 때에 한해서만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재판 적격 심사는 피고가 변호인과 이성적인 이해력을 바탕으로 변호인과 논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법적 절차를 이성적·사실적으로 이해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걸 판사는 사실상 의뢰인의 정신적인 문제를 고려해달라던 루프 변호인들의 요청을 기각하고 루프에게 재판받을 능력이 있다고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NPR과 AP 통신 등 미국 유수의 언론은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 적격 심사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 루프는 지난해 6월 17일 찰스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이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과 연방 검찰에 각각 기소됐다.
연방 검찰은 루프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할 계획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도 이와 별도로 내년에 시작될 재판에서 9건의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할 방침이다.
루프가 남북전쟁 당시 흑인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군의 남부 연합기를 흔들고 찍은 사진이 발견되자 남부 연합기 퇴출 운동이 거세게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내정된 니키 헤일리(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평등, 인권, 자유라는 이념에 걸맞지 않은 남부 연합기를 주 청사와 공공기관에서 완전히 퇴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퇴출당한 남부연합기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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