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뜨거운 자화자찬·충성경쟁…"셰익스피어 '리어왕' 보는 듯"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첫 전체 각료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각료들이 마치 간증하듯 호응하는 기이한 현장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이 각료회의는 시작부터 기존 회의와는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취임 후 143일간 자신이 이룬 ‘업적’을 소개하며 “루즈벨트 전 대통령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나보다 많은 법안을 통과시키고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는 ‘자화자찬’으로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각료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발언 기회를 줬고, 이어진 광경은 각료들의 충성경쟁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최근 경질설이 나돈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회의에 참석한 전체 인사를 대변해 “미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정책을 위해 봉사할 기회와 축복”이 주어진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뒤이어 한마디씩 보탠 각료들은 공통으로 “영광”과 “축복”이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알렉산더 아코스타 노동장관이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매우 명예롭다”고 말하자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술 더 떠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보건복지부를 이끌 수 있어 크나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소니 퍼듀 농무장관은 트럼프의 해외 순방 성과에 동료들이 칭송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이제 막 미시시피에서 돌아왔는데 거기 사람들은 당신을 사랑한다”고 추켜세웠다. 언론 보도와 실제 여론은 다르다고 강조한 것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내 인생 최대의 축복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사여구를 늘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각료들의 반응에 흡족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듣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고맙다”, “잘했다”, “아주 좋다”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화답했다.
그러나 각료회의에 대한 야당 의원들과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세계 역사상 최고의 직원들이 모인 대단한 회의였다’는 반어법으로 자화자찬과 칭송이 난무한 각료회의를 비판했다. 온라인에선 이번 각료회의를 셰익스피어의 작품 리어왕에 비교했다. 세 딸에게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묻고 답에 따라 영토와 재산을 분할하던 리어왕과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언론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CNN은 ‘역대 가장 기이한 각료회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재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일 좋아하는 대화 주제는 도널드 트럼프다’라고 비꼬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2일 백악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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