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때마다 옷깃을 여미며 몸을 움츠리게 되는 계절이다. 이때면 찾아오는 추수감사절, 일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다시 일깨워주는 시기이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볼 때 느끼는 감정, 참으로 쓸쓸해지는 마음이기도 하다.
이때쯤이면 늘 생각 나는 곳, 큰 고목나무로 둘러 쌓인 꿈에 그리던 집! 추수 감사절이면 뽀오얀 안개 속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와 함께 터키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것이다. 정신없이 일하던 손을 멈추고 오랫만에 쉬는 하루를 아침 일찌기 일어나 우리 집에서 모이는 친척식구들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쉴새 없이 터키를 손질하여 오븐에 넣고 음식준비를 하던 그때가 그리워지는 날들이다.
세월이 흘러 온 친척들이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살고, 나 자신도 옛날하고는 다른 처지여서 그토록 용감해질 수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날, 밤새껏 세차게 몰아치던 바람이 새벽녘에는 조용해졌다. 현관문을 열고 앞마당에 나가 거닐다 보니 지난밤에 높은 고목나무에서 떨어진 나무 잔가지들이 땅에 떨어지면서 꼭 팔뚝만한 길이로 부러져서 이상하리만큼 많이 쌓여 있었다.
나는 그때 “하나님! 저희들이 너무 애쓰며 살고 있는 것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셔서 나무가지까지 토막을 내어 주셨군요. 날씨가 너무 추워 벽난로에 불을 지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이렇듯 기도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그 가지들을 듬뿍 챙겨 들여가니 벽난로 옆에 그득히 쌓였다. 보기만 해도 온몸이 따뜻해지는 듯 했다.
은퇴를 오래전에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나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빠른 세월을 느낄 새도 없이 할머니가 된 지금, 지나간 일들이 마치 꿈속에서 흘러간 듯하다.
요즈음에는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는지 길거리에 차를 세울때면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많은 걸인들을 보게 된다. 다 도울수는 없지만 불편한 몸으로 구걸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을 갖기를 항상 다짐한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갈때 모든 것에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산다면 내 주위의 평범한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낄것이다.
돈 주고도 살 수없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요즈음처럼 아름답게 변하는 자연의 컬러를 만끽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단지 욕심을 버릴때에 주위에 감사할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손에 닿지 않는 것을 잡으려 애쓰지 말고 마음을 비움으로 인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감사할줄 알게 됨으로 마음에 평안함이 깃드는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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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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