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힌두교도 수만명, 건립 촉구 집회
▶ 무슬림 “정치선동”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도 종교 갈등의 진원지로 꼽히는 인도 북부의 작은 도시 아요디아가 다시 들끓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힌두 우익단체 비슈바 힌두 파리샤드(VHP) 등을 중심으로 한 열혈 힌두교도 수만 명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州) 아요디아에 모여 그곳 힌두신 라마의 탄생지에 사원을 건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요디아 곳곳은 이들이 내건 라마신 포스터와 플래카드로 뒤덮였다. VHP 측은 이날 모인 힌두교도가 5만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라마신 사원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소는 과거 이슬람 바브리 사원이 있던 곳이다.
이 이슬람 사원은 1992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충돌로 파괴됐다. 그 과정에서 2천여명이 숨질 정도로 당시 충돌은 인도 종교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이런 배경 속에 25일 다시 이슬람 등을 겨냥한 대규모 집회가 열리자 아요디아에 사는 무슬림들은 패닉에 빠졌다.
현지 무슬림의 상당수는 이번 행사가 열리기 전에 다른 곳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무슬림 지도자인 아마드는 BBC에 이번 집회에 대해 “그들(힌두교도)은 대중의 감정을 뒤흔들며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힌두교도들은 16세기 초 무굴제국 초대황제 바부르가 라마 탄생 성지를 허물고 그 자리에 이슬람 사원을 세웠으니 이제는 라마 사원으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슬림에게 메카가 신성한 곳이듯 아요디아의 라마 탄생지도 힌두교도에게 중요하다는 논리다. 라마는 인도에서 이상적인 지도자 상을 대표하며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신 중의 하나로 알려졌다.
반면 무슬림은 그곳이 라마신 탄생지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두 종교계가 팽팽하게 맞서자 주 고등법원은 2010년 문제가 된 아요디아 사원 인근 토지 소유권을 힌두교 측과 이슬람 단체 간에 2대1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문제는 힌두 민족주의에 기반한 인도국민당(BJP)이 2014년 정권을 잡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라마 사원 설립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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