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고에 악기까지 처분…1년 사이 연주자 10% 은퇴·40% 뉴욕밖 이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예술인들의 삶도 벼랑에 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세계적인 오페라단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오페라)의 연주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연 중단 탓에 작년 4월부터 거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직장을 찾아 메트 오페라를 떠나고 악기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지난 1년 사이 메트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단원 97명 가운데 10명이 은퇴했다. 매년 평균 2∼3명이 메트 오페라를 떠났던 과거와 비교하면 은퇴자가 대폭 늘었다.
또 단원의 약 40%는 주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뉴욕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바순 연주자 에번 에피파니오(32)는 작년 6월 뉴욕을 떠나 미국 중서부로 이동한 뒤 부모님 집과 처가를 오가며 지내고 있다. 그는 “경력이 정점인 시점에 처가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나는 잘하는 게 한 가지뿐인 사람인데 지금은 그것조차 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메트 오페라에서 35년 동안 활동한 베테랑 더블베이스 연주자 제리미 맥코이(57)는 작년 5월 은퇴했다. 맥코이는 “조기 은퇴를 생각해왔지만 이렇게 이른 시점은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생계를 위해 분신처럼 아끼던 악기를 처분해야 하는 연주자의 슬픔도 크다. 첼리 연주자 조엘 노예스(41)는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19세기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첼로 활을 팔 것이라고 밝혔다.
노예스는 소중한 활과 결별할 상황에 대해 “포뮬러1(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경주용 차 페라리를 몰다가 갑자기 트랙에서 도요타 캠리를 운전해야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주자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온라인 교습에 나서고 있다. 메트 오페라는 코로나19 사태로 작년 3월 12일 문을 닫았고 그 다음 달인 4월에는 연주자와 합창단원을 포함한 직원 대부분에게 무급휴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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