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셔츠를 입고 평생 미국 홈리스를 위해 봉사를 해왔던 ‘둥지선교회’ 김진숙 목사가 지난 주말 별세했다.
김 목사 아들인 새무엘 김씨는 “노환으로 병원에 계셨던 어머님께서 7월3일 새벽 3시35분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떠나셨다”고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소식을 전했다. 향년 85세.
1935년 8월 현재의 북한 땅인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김 목사는 1959년 한국신학대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복지기관에서 나환자촌 재활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1970년 남편 김동건 장로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뒤 42살이 되던 해 세인트 루이스대학에서 사회사업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정신질환 카운슬러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정신병원 및 정신건강원 등에서 정신질환, 마약중독자가 된 홈리스들을 도왔다.
김 목사는 이때부터 홈리스 봉사를 위한 목회를 결심했고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서 홈리스 사역 담당목사로 임명받아 활동했다.
1991년에는 여성 홈리스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했고 올림피아에서 목회를 했던 고(故) 옥민권 목사와 2007년 홈리스 선교단체인 ‘둥지선교회’를 만들어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홈리스들에게 숙소를 얻어주고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를 펼쳐왔다.
홈리스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서 받은 감사함에 조금이라도 보답하자는 뜻도 담았다고 김 목사는 생전에 강조해왔다.
김 목사의 활동은 ‘홈리스들의 대모’란 제목으로 주류언론에서도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평생의 봉사활동으로 김 목사는 PCUSA가 수여하는 ‘믿음의 여성상’과 ‘노숙자 영웅상’, 대한민국 정부 국민포장상과 모교인 이화여고에서 ‘이화를 빛낸 인물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김 목사의 홈리스 사역 50주년과 미국 이민 50주년, 한국어와 영어로 된 저서 5권 출판기념, 85세 생일 축하 등이 곁들여진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 같은 홈리스 사역뿐 아니라 남편인 고 김동건 장로와 함께 한국의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나서 김대중 대통령 망명생활을 지원하고 5ㆍ18 마지막 수배자인 고 윤한봉 선생을 돕기는 데도 적극 나서기도 했다.
유가족측은 장례 일정을 최종 확정해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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