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타’확산에 성장 둔화 전망 속 독일 국채금리 하락으로 해외수요↑
▶ 쇼트 커버링 수요도 크게 늘어 “금리 비정상, 결국 오르겠지만 당분간은 하락세 이어질 수도”
미국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금리 상승을 점쳤던 이들이 거꾸로 채권 매수에 나서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한때 연 1.2%대로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현재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결국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면서도 당분간 가격 상승(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기업과 가계 대출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1.295%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10년 만기 수익률은 이후 다시 1.31%대로 올라섰지만 연 이틀 예상치 못한 하락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MUFG증권의 조지 곤캘브스 거시전략 헤드는 “10년물 금리가 2%로 오르기 전에 1.2%로 내려갈 것이라는 점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국채금리 하락의 원인으로 △성장 속도 둔화 우려 △채권 투자 비중 재조정 △해외 수요 증가 △독일 국채금리 하락 등을 꼽고 있다.
우선 2분기를 정점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2분기 성장 전망치 중앙값은 10.5%이며 3분기 8%, 4분기 6%로 내려간다.
앞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0.1로 5월의 64보다 낮아졌고 월가 예상치(63.3)도 밑돌았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신호라는 얘기가 시장에서 흘러나온다. 에번 브라운 UBS에셋매니지먼트 헤드는 “여러 기술적 요인이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경기에 대해 재평가하는 것 같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개인 저축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와 환매수(쇼트커버링) 수요도 주요 원인이다. 이날 독일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0.170%로 낮아지면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 국채의 매력을 높인다. CNBC의 간판 앵커인 짐 크레이머는 이날 “사람들은 대만 위기에 미 국채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며 미중 갈등으로 국채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쇼트포지션(매도)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금리 하락으로 서둘러 환매수에 나선 것도 수익률 하락의 한 이유다. 곤캘브스는 “쇼트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지난달 수익률이 1.6%에서 1.5%, 1.4%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버텼다”며 “금리가 더 떨어지면서 할 수 없이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전후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10년물 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매달 국채 800억 달러, 모기지담보부증권(MBS) 400억 달러를 사들이는 큰손이다. MUFG증권은 연말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기존의 1.875%에서 1.75%로 낮췄지만 금리 하락은 곧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 같은 금리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언 링겐 미국금리전략 헤드는 “만약 10년물 금리가 1.25%에 도달한다면 (이를) 멈출 수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CNBC는 “10년물 국채금리가 놀라울 정도로 낮은 범위로 떨어졌다”며 “국채금리의 갑작스러운 하락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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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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