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상황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내 우방국 방문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상황이 계속 바뀌면서 실현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사우디 방문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게 당장 계획은 없지만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를 순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중동에 간다면 사우디 방문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발언은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틀어진 사우디 왕실과의 관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한때 '살인자'로 규정했던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는 급반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애초 6월말로 예정됐던 바이든의 중동 방문이 7월로 연기됐으며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5일 양국 간 접촉에 관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의 중동방문이 연기됐으며, 이는 이스라엘 연립정부의 위기 때문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실제로 극우부터 좌파, 중도는 물론 아랍계까지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8개 정당이 참여한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지난 4월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극우성향의 야미나에서 연정 지지 철회자가 나오면서 의석수가 과반에 못 미치는 상태가 됐다.
이에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야권을 중심으로 대안 정부를 구성하거나, 의회 해산후 조기 총선이 치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레츠는 이런 이스라엘 연정의 위기 상황이 바이든 방문을 아예 백지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 첫 번째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야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부터 팔레스타인 문제로 불편했던 네타냐후와 어색하게 조우해야 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 추진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이스라엘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지도자가 사라지게 되고, 임시 총리 체제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자체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유가 상황을 잠재워야 하는 바이든의 이번 중동 방문은 이스라엘보다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에 무게가 더 실려 있다. 따라서 이런 복잡한 이스라엘 정세와 무관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홍해상의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 영유권 문제를 사우디에 유리하게 풀기 위해 이해관계가 걸린 이스라엘을 설득해온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상황을 아예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NBC, CNN도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이 6월 말에서 7월로 연기됐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구체적인 연기 사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NBC 방송은 "이스라엘 및 사우디 방문을 '걸프협력이사회(GCC)+3 정상회의'로 준비 중이며, 날짜를 조율 중"이라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