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에 기회’ 취지로 前시장이 추첨제 도입…아시아계 반대
뉴욕의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2년 전에 도입된 중학교 추첨 입학제가 폐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뉴욕시 교육 당국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뉴욕의 상위권 공립 중학교는 신입생 선발 과정에 초등학교 성적이나 출석률 등의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뉴욕의 공립 중학교와 고등학교 900여 개 중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30%는 이 같은 입학 사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해왔다.
다만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사이에서는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면 중산층 이상 백인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입학 사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 뉴욕 시장이었던 빌 더블라지오는 지난 2018년 뉴욕 명문고의 입학시험 폐지를 추진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대한 입학시험 폐지 정책은 추첨제 도입 시 오히려 입학 기회가 줄어드는 아시아계와 백인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더블라지오 전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뉴욕의 공립 중학교를 대상으로 성적을 이용한 입학 사정을 금지했다.
코로나19 탓에 학교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를 수 없었고, 이에 따라 객관적인 입학 사정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추첨제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반대 여론은 확산했다.
최근 공개된 뉴욕시의 학력평가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 저소득층 가구 자녀들의 성적은 더욱 떨어졌다.
또한 공립학교 대신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도 늘어났다.
결국 더블라지오 전 시장의 후임인 에릭 애덤스 시장은 추첨제를 중단하고 성적을 이용한 입학 사정을 다시 허용키로 했다.
데이비드 뱅크스 뉴욕시 교육국장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섞여 추첨으로 입학이 결정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뉴욕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중 영재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과정의 인원을 늘려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넓히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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