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배 오른 전기료 청구 후폭풍…생산비용 비중‘5%→25%’로
▶ 단가 올라 경쟁력 사실상 상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섬유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알베르토 파카넬리는 최근 청구된 7월분 전기요금에 깜짝 놀랐다. 전기료 고지서에 적힌 금액은 무려 66만 유로(9억2,000만 원)로 지난해 같은 달(9만 유로)과 비교해 무려 7배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파카넬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며 “우리에게 남은 건 문을 닫는 일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유럽 패션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역내 섬유업체들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등 유럽산 고급 원단이 사라질 거라는 전망과 함께 130만 명에 달하는 유럽 섬유업계 노동자들의 대량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의류섬유산업연합회(EURATEX) 통계를 인용해 역내 섬유업체들의 생산 비용에서 에너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에서 25%로 5배 급등했다고 밝혔다. 섬유산업은 원단 직조와 세탁, 건조 등을 위한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이 높아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업체의 손해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들 업체는 지금껏 값싼 러시아산 가스 가격에 의존해 중국 등 생산비가 저렴한 국가들과 경쟁하며 자라(ZARA)와 H&M 등 유명 유럽 패션브랜드는 물론 전 세계 고급 의류점들에 원단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공급이 중단되자 생산 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경쟁력을 잃고, 생사기로에 몰리게 된 것이다.
더욱이 유럽 전력 공급업체들이 향후 예상 상승분을 반영한 전기료 두 달 치를 한꺼번에 선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섬유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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