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새 영화 ‘Sisu’(역경을 마주하는 강한 의지) ★★★★ (5개 만점)
▶ 상상을 초월한 1인 킬러의 생존 본능, 피범벅 액션에 몸이 움치려 들면서도 웃음마저 나오는 만화적인 재미 더해

아타미가 황금 노다지를 발견한 뒤 입을 막은채 놀라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사정없는 유혈폭력과 눈 뜨고 보기 끔찍한 잔인성이 광란의 춤을 추는 액션폭력 영화로 ‘봐야만 믿을 수 있는’ 거의 초현실적인 작품이다. 상상을 초월한 1인 킬러의 생존을 위한 무차별 살육의 영화로 내용이라곤 빈약하기 짝이 없지만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피범벅 액션 때문에 몸이 움치려 들면서도 웃음마저 터져 나오는 가히 만화적인 재미 만점의 영화다. 주인공 아타미는 문자 그대로 불사신으로 땅과 물과 하늘을 누비면서 사악한 나치들을 살육하는데 주먹과 칼과 곡괭이와 지뢰 등 자신의 온 육체와 손에 잡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사용해 적을 황천으로 보낸다. 핀란드 감독이 연출하고 핀란드 배우가 나오는 핀란드에서 찍은 핀란드 영화이지만 대사의 90% 이상이 영어다. 그나마 대부분의 대사는 나치들이 하는 것이고 주인공 아타미는 영화 내내 거의 묵비권을 행사한다.
1944년. 핀란드 북부의 동토지대. 전직 핀란드 특공대원 이었던 아타미(조르마 토밀라)가 땅을 파고 금을 찾는다. 그리고 엄청난 노다지를 발굴한다. 아타미는 금괴를 가죽 가방에 담고 말을 타고 애견과 함께 문명세계를 찾아간다. 과묵하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아타미에게서 감히 범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아타미가 마을을 초토화 하면서 철수하는 나치의 탱크 소대를 만나면서 액션이 시작된다. 첫 액션부터 경악할 잔인성에 온 몸이 움치려들면서도 그 도가 지나쳐 폭소가 터져 나온다.
냉혹한 얼굴의 나치 지휘관 브루노(악셀 헤니)와 그의 졸개 볼프(잭 둘란)는 패전에 앞서 아타미의 황금을 빼앗아 뒷날을 잘 살아 보겠다는 마음으로 아타미를 공격한다. 이어 아타미와 나치 소대 간에 피범벅 액션이 벌어지는데 아타미는 얻어터지고 총에 맞고 지뢰밭을 걷고 또 교수형에 처해지고 마지막으로 곡괭이를 사용해 나는 비행기에 올라타 나치에게 죽도록 얻어터지다가 비행기가 추락하는데도 살아남는다.
아타미가 당연히 죽어야 하는데도 이렇게 살아남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묵하고 온 몸에 상처가 난 그는 전직 특공대원으로 핀란드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자기 가족을 몰살하자 복수로 혼자서 러시아군 300명을 살해, 러시아군으로 부터 ‘불사신’이라 불린 사람이다. 그러니까 나치 소대 정도는 상대가 안 된다. 한편 나치들은 핀란드 여자들을 납치해 차에 싣고 가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하는데 이 여자들 중에서 용감무쌍한 사람이 아이노(미모사 윌라모). 아이노를 비롯한 여자들이 아타미를 도와 나치를 공격하는 장면은 코미디에 가깝다.
브루노는 아타미를 추격하면서 본부에 그의 신원에 관해 묻는데 대답인즉 “네가 여태까지 살아남은 것이 행운‘이라며 더 이상 추격하지 말라고 명령이 떨어지지만 탐욕 때문에 지시를 어기고 아타미를 쫓다가 ’행운‘이 끝난다.
대사 몇 마디 없는 토밀라가 강인한 연기를 하는데 윌라모의 연기가 빛난다. 음악도 인상적이다. 라스트신이 재미있다. ‘믿거나 말거나’하는 영화로 흥미진진하다. 제목은 핀란드어로 대충 ‘맹렬한 용기와 상상을 초월한 결의’를 뜻한다. 관람 등급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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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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