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한일 반응과 대책 주목…유럽도 대응 분주

(서울=연합뉴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갈륨, 게르마늄 등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7.4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한국과 일본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 한국, 일본 등 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나라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한국과 일본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전날 긴급회의를 열어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제한의 영향을 평가하고, 주요 반도체 원료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긴급회의에서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이 "단기 영향을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수출 통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고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발언한 내용도 자세히 소개했다.
일본 정부도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WSJ은 덧붙였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3일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하는 조처를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반도체 핵심 장비와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 미국 등 서방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중국이 이번 조치로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에 '중국이 보복할 선택지가 있고, 자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막는 추가 제재를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우는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갈륨은 주로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에 사용되고,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에 쓰이지만 다른 자원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이라고 WSJ은 전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들 국가에는 질화갈륨 화합물을 사용하는 자동차나 통신기기용 반도체에 특화된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안진호 한양대 교수가 WSJ에 설명했다.
유럽도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외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유럽과 네덜란드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중국이 어떻게 실행할지에 달렸다"며 유럽연합(EU)이 무역 정책 권한을 바탕으로 중국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30일 자국 최대 기업인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장비를 수출할 때 정부 승인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갈륨과 게르마늄은 우리 산업과 전략적 부문에서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에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른 '명백한 안보 고려 사항'에 기반한 무역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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