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1년 내에 정식 수교를 맺을 수도 있다는 낙관론을 미국 관리들이 조심스럽게 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중재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우디와 그 반대편에 있는 이스라엘은 상대방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는 향후 9~12개월 안에 사우디-이스라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으며 현재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이 논의는 지난달 27일 사우디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회담을 계기로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화해’에 공을 들이는 건 우선 대(對)중국 견제 목적이 가장 크다. 중국이 올해 3월 중동의 또 다른 숙적 관계인 사우디와 이란 간 국교 정상화 합의를 중재했던 게 결정적 자극이 됐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중동 내 영향력을 중국에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발동했다는 얘기다.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을 더 강하게 봉쇄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상대국에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어 왔던 사우디와 이스라엘도 이란만큼은 ‘공동의 적’으로 본다. 중국의 중재로 관계를 트긴 했지만,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 입장에서 이란은 여전히 종교적·지정학적 경쟁국이다. 미국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화해를 이끌어낸다면, 미국으로선 매우 강력한 이란 포위망을 역내에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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