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부서 시작한 장벽 건설 계속…티후아나에 3t짜리 잔해 설치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 장벽이 건설 중인 모습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정부가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자 멕시코 쪽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경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베를린 장벽의 잔해를 세웠다고 AP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무게 3t짜리 이 회색 콘크리트 슬래브는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의 투우경기장과 미국 국경 장벽 사이에 세워졌다.
몬세라트 카바예로 티후아나 시장은 이 베를린 통일의 유물을 '장벽 없는 세상'이라고 명명하면서 "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는 사회를 만들자는 교훈이 되기를"이라는 글귀를 새겼다.
그는 지난달 13일 유력한 대선 주자 중 하나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교장관과 함께 이 조형물 설치 행사를 열었다.
카바예로 시장은 "얼마나 많은 가족이 장벽을 넘기 위해 피땀을 흘리고 목숨까지 바쳤나?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을 둘러싼 갈등은 베를린장벽의 사회·정치적 갈등과는 다르지만 결국 똑같은 벽"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장벽은 1989년 철거 이후 수집가들에 의해 세계 각지로 흩어져 호텔과 학교, 환승역 및 공원 등에 설치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서명했으나 이미 계약이 된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돼 왔다. 여기에는 샌디에이고에 약 1㎞ 길이로 장벽을 설치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이 장벽은 1971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부인 팻 여사가 양국 관계의 상징으로 개장한 '우호의 공원'(Friendship Park)을 가로질러 태평양 연안까지 뻗어 나간다.
카바예로 시장은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는 자매 도시"라며 "장벽은 우리를 갈라놓지만, 우리는 많은 방식으로 하나다. 장벽이 없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경고와 멕시코 정부의 권고에 따라 지난 6월부터 티후아나의 군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몇 주 전에는 그의 경호원이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일도 있었다.
카바예로 시장은 누가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지 모르지만 폭력 범죄자들로부터 무기를 압수한 데 대한 앙심 때문일 것으로 의심한다며 "누군가 나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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