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넘다가/ 못넘은 담//올해/다시 와서 넘고야 마는/끈질긴 도둑// 좀 더 긴 밧줄/ 가져와서는’(최은숙 시 ‘담쟁이’ 전문)
최은숙(페어팩스, VA·사진) 시인의 근작 ‘캐나다 산불’과 ‘담쟁이’가 한국에서 발행되는 시 전문 계간지 ‘시와 시학’ 가을호 ‘해외시단’ 코너를 장식했다.
‘캐나다 산불’은 지난 여름 캐나다 산불 연기가 버지니아까지 날아온 것을 본 후 ‘겨울마다 그곳이 얼마나 추웠으면 이 따뜻한 유월에 제 몸에 스스로 불을 질렀을까’라며 ‘까맣게 타들어 간 몸은 놔두고 훌훌 혼만 빠져나와 이 먼 남쪽 버지니아까지 도망을 왔을까’라고 정제한 작품이다. ‘담쟁이’는 총 7행으로 구성된 극서정시이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태생으로 2002년 버지니아로 이민 온 최 시인은 ‘워싱턴문학’ 신인상(2005)에 이어 ‘시와 시학’(2014)의 신인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했다. 지난 2020년 첫 작품집 ‘2020 스물스물’을 펴냈으며 워싱턴 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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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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