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으로 일하는 김 모 씨는 3개월 전부터 새벽에 일할 때 손발이 차가워지고 손가락 끝에 심한 통증이 오는 것을 느꼈다.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이 사라졌지만 다시 찬바람에 노출되면 통증이 재발했다. 처음에는 추운 날씨 때문이라고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김 씨는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와 상담하고 자신의 증상이 레이노드 현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레이노드 현상(Raynaud’s phenomenon)은 찬 기온이나 심리적인 스트레스, 진동 등에 대해서 혈관이 과민하게 반응해서 수축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찬 기온에 노출될 때 심한 혈관 수축으로 인해서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 말단 부위로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서 파랗게 변하고 더 심하면 창백해진다. 대개 더운물에 말단 부위를 담그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다시 정상 피부색을 되찾게 된다.
레이노드 현상은 일반인들에게 약 3∼5퍼센트의 빈도로 발생하는데 젊은 여성들에게 조금 더 흔하다. 이 질환은 관련 질병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일차성) 질환과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과 동반돼서 발병하는 이차성으로 나누어진다. 원발성 레이노드 현상은 찬 공기가 어떻게 혈관을 비정상적으로 수축시키는지 그 기전이 불분명하고 가족력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 밝혀진 유전자는 없다.
빈도로 볼 때는 일차성이 이차성보다 더 흔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증상의 정도도 약하고 상대적으로 치료에 반응을 잘한다.
단순히 손발이 찬 것인지 레이노드 현상인지는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들어 보면 대개 구분할 수 있는데 레이노드 현상에서는 손발이 파랗게 변하거나 창백해지고 통증이 심하게 온다.
레이노드 현상이 자주 오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조심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갑작스럽게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증상이 악화할 때는 더운물에 손발을 담그거나 겨드랑이와 같이 따뜻한 부위에 넣어서 추위를 녹인다.
또 담배 속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서 레이노드 현상을 악화시키므로 담배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콧물이나 알레르기 증상에 흔히 사용하는 약물이나 편두통약 등 혈관을 수축시키는 약물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심리적 스트레스를 될 수 있는 대로 줄이고 긴장을 푸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차성 레이노드 현상은 위와 같은 방법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심한 경우는 고혈압 약제로 흔히 사용되는 칼슘길항제를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 추운 겨울에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는 겨울 동안만 약물치료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영직 내과(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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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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