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Limited)이 2005년 처음으로 미국 해군 연안전투함(LCS)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중형 조선·수리업체 ‘벤더’와 합작해 미국 법인 오스탈USA를 세운 후 미국 대형 방산업체인 제너럴다이내믹스와 공동으로 미 함정 사업을 따낸 것이다. 무기 등 전투 시스템은 제너럴다이내믹스가 맡았지만 선박 설계와 건조는 오스탈USA가 담당했다. 오스탈USA는 2010년부터 단독으로 LCS 추가 건조를 맡았다. 미 함정 건조는 오스탈의 핵심 사업이 됐다.
■오스탈의 지난해 매출액은 14억 7000만 호주달러(약 13조 원)였고 총매출의 80%가량이 미국에서 나왔다. 1988년 조선 엔지니어 존 로스웰이 주도해 호주 서남쪽 퍼스 일대에서 직원 5명으로 출발했던 회사가 미국 사업 등으로 30여 년 만에 호주 최대 규모의 조선업체로 성장했다. 첨단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앨라배마의 조선소를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고속선 건조 허브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오스탈은 또 벤더가 보유했던 나머지 지분도 인수해 오스탈USA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제는 한국의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 시장 개척을 위해 오스탈 인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1700억 원을 들여 오스탈의 지분 9.9%를 사들인 데 이어 호주 정부의 승인 아래 9.9%를 더 매입해 1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이미 한화의 오스탈 인수에 대해 ‘미국 안보에 우려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호주 정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화는 지난해 미국의 필리조선소도 인수해 2035년까지 규모를 10배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도 미국 조선소와의 협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기치 아래 한미 조선 협력을 기반으로 우리 조선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민관정(民官政)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를 신성장 동력 점화와 한미동맹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현환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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