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용에 이어 HVDC로 확산 가능성… “중국 업체 보안 우려”
▶ 잠재력 큰 미국 HVDC 시장…LS전선, 현지 생산공장 구축 가속

LS전선의 자회사 LS그린링크가 28일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릭 웨스트 체서피크시 시장(오른쪽)으로부터 받은 ‘LS 1번가’ 도로 표지판을 들고 있다. 2025.4.28.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해저케이블의 자국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새 규정을 발표하면서 LS전선·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일(미국시간) "중국과 같은 전략적 경쟁국의 해저케이블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규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들의 사이버·물리 보안 위협을 이유로 해저케이블을 수리·유지할 때 미국산 선박이나 신뢰받는 해외 기술의 사용을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규제가 '통신용 해저케이블'을 대상으로 하지만, 업계는 중국산 장비·기술 배제라는 안보 논리에 따라 나온 조치인 만큼 'HVDC(초고압직류송전) 전력용 해저케이블'을 포함한 미국 내 다른 인프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 케이블 모두 국가 핵심 인프라로 군사·경제·에너지 안보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동일한 규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VDC 전력용 해저케이블은 해상 풍력 단지에서 육상으로 전력을 이송하는 핵심 설비로, 통신용 케이블보다 기술·설치 난도가 높고 가격도 수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관련 프로젝트 수주 규모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글로벌 HVDC 해저 및 지중 케이블 시장은 프리스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덴마크), LS전선 등 '빅4'가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업체도 일부 생산 역량을 갖췄지만 대부분 내수 중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 해상풍력 사업과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내수용으로 미국에는 진출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들 제품은 해저 지형 정보와 선박(군함)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통신용 케이블 규제는 결국 전력용 케이블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점은 한국 업체들엔 기회"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유럽을 이을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은 세계 최대의 HVDC 해저 케이블 수요처이자 해상풍력 발전 설비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이다.
미국은 행정부 기조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속도 차이는 있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확대 설치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확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앞서 바이든 전 행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30기가와트(GW) 설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연방·주 차원의 인허가, 공급망 투자, 세제 지원 정책을 병행해 왔다.
그 결과 현재까지 약 15기가와트(GW) 규모의 프로젝트가 승인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정책 추진 속도가 다소 둔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착수한 사업들은 연방 인허가와 민간투자 계약이 마무리된 상태로 중단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LS전선은 시장 성장성에 주목해 HVDC 해저케이블의 미국 현지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
LS전선의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지난 4월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총 6억8천1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는 이 공장은 2027년 3분기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 생산법인이 없는 대한전선도 향후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는 미국 생산기지를 통해 현지 정책 리스크를 줄일 뿐 아니라, 유럽까지 공급망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화 전략은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절감 등에서 이점이 있다"며 "미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유럽까지 케이블을 운송할 경우 공급 리드타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미국 생산거점을 유럽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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