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당 선언했던 머스크, 야심 누르고 차기대선 밴스 지원 저울질

작년 유세 현장의 일론 머스크[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을 선언하며 호기롭게 신당 창당을 준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달여 만에 창당 행보에 조용히 제동을 걸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측근들에게 회사 일에 집중하겠다면서, 공화당 유권자를 빼앗을 수 있는 제3당을 만듦으로써 권력을 가진 공화당원들과 멀어지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메리카당'을 창당해 거대 양당에 지친 미국 유권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섰던 지난달 초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WSJ은 머스크의 이런 태도 변화를 JD 밴스 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로 분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유력한 후계자로 간주되는데, 머스크는 창당을 준비하면서도 밴스 부통령과의 끈을 유지하려고 애썼다는 것이다.
특히 머스크는 최근 몇 주간 밴스 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창당을 강행하면 둘 사이의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또 만약 밴스 부통령이 2028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은 WSJ에 전했다.
밴스 부통령 입장에서는 머스크를 자기편으로 묶어둘 수만 있으면 차기 대권 가도에 핵심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밴스 부통령은 앞서 보수 성향 웹사이트 '게이트웨이 펀딧'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트럼프·보수 진영과 갈라서는 것은 실수"라며 "중간선거 때까지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가 공식적으로 신당 창당 계획을 철회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중간 선거가 다가오면 마음을 바꿀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머스크는 아직 신당 창당을 지지했거나, 주요 주(州)에서 신당의 부상을 도울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창당 계획이 처음 제시되던 당시 머스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힌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은 당시의 논의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창당을 지지했던 기업가 마크 큐번도 머스크와 관련 내용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7월 말, 제3당 선거 전략 관련 전문가들과의 전화 회의를 예정했었으나 이 회의도 '사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취소했다고 WSJ는 전했다.
머스크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도 일단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소셜미디어에 "일론과 그의 모든 사업이 전례 없이 번창하길 바란다"며 "그들이 잘 돼야 미국이 잘 되는 것"이라고 덕담하기도 했다.
해지 가능성이 거론됐던 스페이스X와 연방정부의 계약도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머스크가 지난 6월 말 연방 상·하원 공화당에 각각 500만 달러씩 총 1천만 달러(약 140억원)를 기부한 사실이 이달 초 드러나기도 했다.
만약 머스크가 창당 계획을 백지화한다면 이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제3당 후보는 당선 가능성은 작으면서 공화당과 같은 기존 거대정당의 득표율을 깎아 먹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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