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라’(Laura·1944) ★★★★★(5개 만점)
운명적이면서도 고매한 스타일을 지닌 잘 짜여진 살인미스터리이자 가슴 사무치는 사랑의 드라마로 살아있는 인물보다 더 생생하니 살아 숨 쉬는 아름답고 신비한 여인 로라의 초상화가 내뿜는 강렬한 흡인력이 가슴을 어지럽게 만든다.
내레이션 식으로 진행되면서 중간 중간 회상조로 전환된다. 로라(진 티어니)가 뉴욕의 자기 집에서 얼굴이 무참히 이그러진채 살해되면서 형사 마크(데이나 앤드루스)가 사건 수사를 맡는다. 마크는 생전 로라와 가까웠던 유명 라디오 칼럼니스트 왈도(클립턴 웹)와 바람둥이 쉘비(빈센트 프라이스) 등을 신문한다.
이 과정에서 왈도는 자신의 막강한 힘을 사용, 로라를 광고계의 실력자로 키워놓은 로라의 후견인이라는 것과 쉘비는 로라의 약혼자인데도 불성실한 남자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한편 펜을 독검처럼 휘두르는 왈도는 로라를 광적으로 사랑, 로라가 남자관계가 있을 때마다 그것을 파괴한다.
마크는 수사 차 로라의 아파트를 드나들면서 거실에 걸려있는 커다란 로라의 초상화에 서서히 빨려들게 된다. 그리고 마크는 죽은 로라를 간절히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피곤에 지친 마크가 로라의 초상화 앞에서 잠이 드는데 문이 열리며 죽었다던 로라가 나타난다.
영화에서 보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이 로라 역의 티어니의 고혹적이요 황홀한 모습. 그의 모습은 잡히지 않는 의문에 감싸여있어 보느라면 채울 수 없는 그리움에 젖게 된다. 이와 함께 못 잊을 것은 웹의 연기. 오만방자하며 꼿꼿하며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자기도취적인데 이런 연기와 함께 그가 쏟아내는 대사가 어찌나 독한지 냉기를 발하는 비수 같다. 그는 이 역으로 오스카 조연 상 후보에 올랐다.
은근히 가슴앓이를 하게 만드는 최고급 필름 느와르로 스며드는 듯한 분위기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뛰어난 연기와 날카로운 대사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명작이다. 연기와 대사 외에도 조셉 라쉘의 흑백촬영(오스카상을 탔다)과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구슬프고 처연한 데이빗 락신의 음악도 몹시 아름답다. 진한 멜로디와 음색을 지닌 이 주옥같은 주제곡은 후에 자니 머서가 가사를 붙여 프랭크 시나트라 외에도 여러 다른 가수들이 노래했다. 영화는 오토 프레민저가 제작하고 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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