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 레이건의 관세연설 이용
▶ 트럼프 관세 비난 광고 방영
▶ “사기광고 심각”트럼프 보복
▶ 교황 “동맹 양국 대화를” 중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이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TV 광고를 제작해 방영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로널드 레이건의 관세 연설을 담은 사기성 광고를 게재하다 적발됐다”면서 “이들의 심각한 사실 왜곡과 적대적인 행위로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지금보다 10%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에도 캐나다가 ‘거짓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면서 무역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한 광고는 지난 1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제작해 공개한 것이다. 광고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관세를 부정적으로 언급하고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한편 관세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와 미국인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광고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4월 일본산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며 발표한 연설 음성이 사용됐다. 연설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이러한 무역 장벽은 모든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며, 치열한 무역 전쟁으로 이어져 일자리를 잃게 만든다”고 말했다.
앞서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가 “27일부터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중단’이 아니었다는 점을 이유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그들의 광고는 곧바로 중단됐어야 했으나, 그들은 사기임을 알면서도 어젯밤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도중에 방영되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타리오주가 연설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거짓 광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인 관세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유산을 관리하는 로널드 레이건 재단이 광고가 ‘음성과 영상을 선별적으로 사용했고, 발언 사용 및 편집에 대한 허가를 받지도 않았다’며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해 관세를 좋아했지만, 캐나다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충돌에 정치적 사안에 대해 중립을 표명하던 교황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 교황 레오 14세는 캐나다와 미국이 “큰 어려움에 빠져있다”며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여겨졌던 두 나라가 갈라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의 사례가 “공감과 경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현재 미국의 대 캐나다 관세율은 35%(에너지 제품 10%)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캐나다의 대미 수출 중 85%는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인상이 USMCA 대상 품목에도 적용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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