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나의 매는 코너 테이블에 앉아 그림 있는 카핏 위에 무늬를 수놓고 있었다. 우연히 난 차양을 걷어올렸다. 밝은 아침 하늘이 거기 있었다. 그는 깃을 펴면…
[2005-12-27]이렇게 거룩한 날을 위하여 그 말을 전할 수만 있다면 온 삶 모두 버릴 일이다 동방 박사의 길을 따라 우리의 별과 겨울이 경배처럼 다가오고 환한 이 …
[2005-12-22]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좀도둑이 마음을 밟는다 새벽시장의 주차장 이었어 누가 차창을 깨고 어물 한 상자를 훔쳐 갔어 귀가 길은 무방비 상태로 냉동되었고 유…
[2005-12-20]거울을 볼 때마다 점점 젊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요귀(妖鬼)지 사람이랴 거울공장 노동자들은 늘 남의 거울을 만들어놓고 거울 뒤편에서 주물(鑄物)처럼 늙는…
[2005-12-15]팔도 없이 목소리 하나로 사랑을 만들어 나를 깨우는 그는 새벽녘의 내 추위를 지켜보다가 목울대를 울리며 약속시간을 흔들어 알린다 어둠 속 머리맡에 따…
[2005-12-13]따가운 햇살을 견디고 난 선선한 밤이면 나무로 만든 캘리포니아의 집들은 삐끄덕 소리를 내며 집으로 돌아온다. 우두둑 뼈마디를 꺾고 끼-익 기지개를 켜기도…
[2005-12-08]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2005-12-06]나무에 높이 올라갈수록 혼자가 된다 순간, 무서워진다 살던 땅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정든 것들이 점점 멀어지며 보이던 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던 것도 들리지…
[2005-12-01]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대 집에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고 냉기 가득한 그대 부엌- 큰솥을 꺼내 국을 끓이세요. 어디선가 지쳐 돌아올 아이들에게 언…
[2005-11-29]이슬비 자욱한 들판 끝에서 얻었지요 어린 호박잎 늙으신 어머님 가져다 드리려고 그래요 무쇠 솥에 쪄서 뜨근뜨근한 보리밥에 얹어 먹으면 고기반찬이 …
[2005-11-24]국수로 나를 때우고 전호리에 닿았어. 북향의 빈 집 한 채. 장독이 굴뚝이 부서져 있고 아기 신발이 길을 잃었어 물어보니, 남편은 목수로 전국을 떠돌고 …
[2005-11-22]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
[2005-11-17]창문이 하도 오래 덜컹거려서 돌아다보니 빗물 젖는 유리창에 단풍 한 잎 붙어있다 세상에 원 이럴 수가? 혈서를 받게 되다니?! 유안진(1940~ ) ‘가을고백’…
[2005-11-15]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2005-11-10]천장天葬이 끝나고 일제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떼 허공에 무덤들이 떠간다. 쓰러진 육신의 집을 버리고 휘발하는 영혼아 또 어디로 깃들일 것인가. 삶은 마약과 같아…
[2005-11-08]물은 서로 섞이고 또 섞이고 피는 갈라지더라 물보다 진하다던 피, A도, B도. O도, AB도 물에는 없다 물안개, 안개비 되어 내리고, …
[2005-11-03]나무들이 울창한 생각 끝에 어두워진다 김 서린 거울을 닦듯 나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걷으며 나아간다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등을 내보이며 멀어지기만 한다 저 너머에 …
[2005-11-01]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2005-10-27]내 어느 해던가 적적하여 못 견디어서 나그네 되어 호올로 산골을 헤매다가 스스로워 꺾어 모은 한 웅큼의 꽃다발 - 그 꽃다발을 나는 어느 이름모를 길가의 아이에게 주었느니…
[2005-10-25]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
[2005-10-18]















캐슬린 파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전병두 서북미수필가협회 회원
박일근 /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신상철 /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숨가쁘게 달려온 2025년을 이제 1주일 남짓 남긴 채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연말 시즌과 크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부의장 이재수)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활동 방향과 목표를 밝혔다. 이재수 부의장은 “미주지역회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는 지난 20일 한인회관에서 북가주 지역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