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서로 섞이고 또 섞이고 피는 갈라지더라 물보다 진하다던 피, A도, B도. O도, AB도 물에는 없다 물안개, 안개비 되어 내리고, …
[2005-11-03]나무들이 울창한 생각 끝에 어두워진다 김 서린 거울을 닦듯 나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걷으며 나아간다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등을 내보이며 멀어지기만 한다 저 너머에 …
[2005-11-01]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2005-10-27]내 어느 해던가 적적하여 못 견디어서 나그네 되어 호올로 산골을 헤매다가 스스로워 꺾어 모은 한 웅큼의 꽃다발 - 그 꽃다발을 나는 어느 이름모를 길가의 아이에게 주었느니…
[2005-10-25]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
[2005-10-18]버스를 탔다 흑인이 이십여 명 멕시칸이 대여섯 명 그리고 나 하나 흑인 녀석이 쳐다보며 씨부렁거렸다 -꺼져줄래? 노랑내가 역겹군- 밀리고 밀리어 선 곳 버스 …
[2005-10-13]먼 길 가다가 물을 비우고 세상을 비우고 울어울어 눈물 가득해지면 다시 비고 ㅇ ㅇ ㅇ ㅇ ㅇ ㅇ 방울에서 이응 받침 리을 받침 홀홀 다 떼내…
[2005-10-06]상달 초사흘까지 콩을 익게 하고 들국화 피워 놓고 알밤도 익게 하고 벼메뚜기 살찌워놓고 이날 아침 박달나무 아닌 냄새나는 측간 옆에 우리 감나무, 거…
[2005-10-04]도시에서의 삶이란 벼랑을 쌓아올리는 일 24평 벼랑의 집에서 살기 위해 42층 벼랑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좀더 튼튼한 벼랑에 취직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에 가고 가…
[2005-09-29]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
[2005-09-27]한번 한 약속은 물리지 않는다네 말 뒤집기 장난 그런 것 없는 세상이라네 그만큼 진실하여 살기 좋은지 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하나 없다네. 이화국 …
[2005-09-22]지난여름 모진 홍수와 지난봄의 온갖 가시덤불 속에서도 솔 향내 푸르게 배인 송편으로 떠올랐구나. 사발마다 가득히 채운 향기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2005-09-20]바람이 불어오자 살아 있는 나무들은 살아 있음의 무게로 하여 몸을 비틀며 몸을 바람의 반대쪽으로 눕힌다 그러나 죽어 있는 나무들은 죽어 있음의 가벼움으로…
[2005-09-15]우리가 나무를 잘라 집을 짓는 동안 그들은 망치와 철판으로 거대한 배를 만든다. 우리가 흙으로 그릇을 빚고 옥수수와 감자를 기르는 동안 우리가 마당 가득 붉은 꽃을 심고 나무 그…
[2005-09-13]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갈 뿐입니다 멀어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일 뿐입니다 멀어서 슬프고 …
[2005-09-08]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
[2005-09-06]내소사 목어 한 마리 내 혼자 뜯어도 석 달 열흘 우리 식구 다 뜯어도 한달은 뜯겠다 그런데 벌써 누가 내장을 죄다 빼먹었는지 텅 빈 그놈의 뱃속을 스님 한 분 들어가…
[2005-09-01]하늘에서 투명한 개미들이 쏟아진다 머리에 개미의 발톱이 박힌다 투명한 개미들이 투명한 다리로 내 몸에 구멍을 뚫는다 마구 뚫는다 그를 떠밀면 떠밀수록 그는 나를 둘…
[2005-08-30]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없이 와서는 간지럼을 주고 있는 것을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
[2005-08-25]뜨거운 것이 어디 가슴뿐이랴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살아온 내력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뜨거운 것이 어디 만져지는 것뿐이랴 보이지 않는 몸 속 깊이 불을 감추고 있는 것을. 그…
[2005-08-23]‘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위해 11일 JFK…
페어팩스 카운티가 저소득층 시니어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재산세(부동산세)와 자동차세 감면 또는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제도를 알지 못하…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3일 오전 9시(현지시간)께 베이징 톈안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