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한 약속은 물리지 않는다네 말 뒤집기 장난 그런 것 없는 세상이라네 그만큼 진실하여 살기 좋은지 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하나 없다네. 이화국 …
[2005-09-22]지난여름 모진 홍수와 지난봄의 온갖 가시덤불 속에서도 솔 향내 푸르게 배인 송편으로 떠올랐구나. 사발마다 가득히 채운 향기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2005-09-20]바람이 불어오자 살아 있는 나무들은 살아 있음의 무게로 하여 몸을 비틀며 몸을 바람의 반대쪽으로 눕힌다 그러나 죽어 있는 나무들은 죽어 있음의 가벼움으로…
[2005-09-15]우리가 나무를 잘라 집을 짓는 동안 그들은 망치와 철판으로 거대한 배를 만든다. 우리가 흙으로 그릇을 빚고 옥수수와 감자를 기르는 동안 우리가 마당 가득 붉은 꽃을 심고 나무 그…
[2005-09-13]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갈 뿐입니다 멀어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일 뿐입니다 멀어서 슬프고 …
[2005-09-08]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
[2005-09-06]내소사 목어 한 마리 내 혼자 뜯어도 석 달 열흘 우리 식구 다 뜯어도 한달은 뜯겠다 그런데 벌써 누가 내장을 죄다 빼먹었는지 텅 빈 그놈의 뱃속을 스님 한 분 들어가…
[2005-09-01]하늘에서 투명한 개미들이 쏟아진다 머리에 개미의 발톱이 박힌다 투명한 개미들이 투명한 다리로 내 몸에 구멍을 뚫는다 마구 뚫는다 그를 떠밀면 떠밀수록 그는 나를 둘…
[2005-08-30]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없이 와서는 간지럼을 주고 있는 것을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
[2005-08-25]뜨거운 것이 어디 가슴뿐이랴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살아온 내력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뜨거운 것이 어디 만져지는 것뿐이랴 보이지 않는 몸 속 깊이 불을 감추고 있는 것을. 그…
[2005-08-23]깨진 안경 하나 버려져 있다 안경이 눈과 처음 만났을 때 안경은 미처 눈의 속셈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좀 살만큼 살아 보면 다 짐작할 만한 세상 바로 보나 뒤집어 …
[2005-08-18]전쟁으로 한 도시가 무너질 때 그도 장렬히 죽는다 보이지 않는 금속의 발판 위에서 한사코 품에 안아 지키던 그의 성스러운 연인을 경건히 땅 위에 뉘이고 …
[2005-08-16]이혼하려고 벌서 세 번째 법정으로 나가는 우리 아랫집 젊은 부부 오토바이 위의 암수 매미처럼 서로 분간 못하게 몸 찰싹 붙이고 달리다가 땅바닥에 떨어져 그들의 …
[2005-08-11]누가 우리나라의 큰 등대를 만들어 좁고 험한 바닷길을 밝게 보여줄까. 진흙을 모아 벽돌을 굽는 몇 사람이 보인다. 그 벽돌을 나르는 몇 사람과 몇 사람. 설계를 마…
[2005-08-09]철새들이 줄을 맞추어 날아가는 것 길을 잃지 않으려 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몸이어서입니다 티끌 속에 섞여 한계절 펄럭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앞서거…
[2005-08-04]생내 난 바람이 나뭇가지에 몸 비비며 지나가고 양수 하얗게 피워올린 밤꽃도 햇살이 뜨겁다며 잎사귀 밑으로 길을 내준다 밤꽃 필 무렵에는 누구나 허기가 돈다 …
[2005-08-02]비누방울이 아름다운 건 그 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깨끗함이 뭔지 투명한 가슴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음비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누방울이…
[2005-07-28]파고다 공원에 갔지 비오는 일요일 오후 늙은 섹스폰 연주자가 온몸으로 두만강 푸른 물을 불어대고 있었어 출렁출렁 모여든 사람들 그 푸른 물 속에 섞이고 있었지 두 손을 꼭 쥐고 …
[2005-07-26]요렇게 씨 많이 뿌리면 누가 다 거둔대요? 새가 날아와 씨째로 낱낱 쪼아 먹지. 요렇게 씨 많이 뿌리면 누가 다 거둔대요? 벌레가 기어와 잎째로 슬슬 갉아먹지 요렇게 씨 …
[2005-06-21]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
[2005-06-16]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1일(미 동부시간 기준) 미 군사력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했다.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한 것…
‘하나 된 열정, 함께 하는 도전, 빛나는 승리’를 모토로 한 제23회 달라스 미주체전이 22일 2박3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폐막했다. 미주 3…
미국이 이란 본토를 최초로 타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대격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긴급 성명을 통해 “미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