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가 청소년 문제에 대한 불감증이 심한듯 하다.
한인 청소년들의 가출, 도박, 갱단 가입, 마약 등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유흥업소에서의 호객행위와 원조교제까지 나서는 등 날이 갈수록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이같은 청소년 문제들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병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이 같은 청소년 문제는 한인들의 불감증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인사회는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면 발등의 불 끄기에만 급급할 뿐 장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책마련을 소홀히 하고 있다. 한인사회는 또 이들을 방치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이들을 이용하는 한인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
한인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탈선하는 그들에게도 1차 적인 책임이 있다. 그리고 자녀를 보살피기보다는 ‘설마 우리 아이가?’ 라는 믿음만으로 자녀를 악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학부모에게 기본적인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도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청소년들에게 술, 담배 그리고 마약을 팔거나 유흥업소 채용을 마다하지 않는 한인들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결국 청소년들의 문제는 청소년 탈선을 조장하거나 방관하고 있는 한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맨하탄 미드타운 한인상권의 중심지인 32가를 심야에 찾아 한인 청소년들의 유흥문화를 살펴봤다. 만취, 고성, 폭력, 유혹 등이 오가는 한인청소년들의 ‘탈선 위험지대’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머리를 노랑, 빨강 등으로 물들인 10대 여학생의 요란한 옷차림과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자정이 넘자 거리 곳곳에서 서로 포옹하고 입맞추는 등의 행위를 서슴지 않는 한인 청소년들. 새벽에 삼삼오오 몰려나와 서로 맘에 맞는 짝을 찾아 고급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짝을 못 찾은 남학생 몇 명은 길거리에 술병을 깨뜨리고.... 얼마전 청소년들의 작태를 보다 못해 이를 말리다 오히려 폭행을 당해서인지 콜택시 기사 대부분 도 이들을 쳐다보는 시선이 곱지않았다.
본보가 주말 심야 맨하탄 코리아타운의 르포기사를 보도하자, 한인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있는 한인업주들을 비난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자신의 자녀가 술에 너무 취해 업소 업주를 만난 적이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어떤 독자는 “돈 벌기에 급급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한 것이 없다며 오히려 ‘당신이 자식을 잘 키우면 그런 일이 없지 않겠냐’는 충고를 들었다”며 “아무리 충고를 해도 받아주지 않으니 한인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말한다.
이제 비틀거리는 한인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인 유흥업소의 업주들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판매하고 있는 한인 업주들은 스스로 각성, 자진해서 술 판매를 금해야만 한다. 만약 업주들이 독선과 아집으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마이동풍(馬耳東風) 식이면 한인사회 차원에서라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한인 청소년들의 문제는 한인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한인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모두 청소년 문제 해결에 앞장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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