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박찬호- 김병현 두 한인투수가 멋진 피칭쇼를 펼친 20일 다저스-다이아몬드 백스전은 한인팬들에게는 박-김 맞대결이 하일라이트였지만 와해위기에 처한 다저스로서는 거의 유일한 버팀목 박찬호에 대한 신뢰가 한층 더해진 일전이었다.
비록 1승이 박찬호의 몫이 되지는 못했지만 7회까지 무려 130개의 공(스트라익 78개)을 던지는 투혼을 보이며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을 3안타 3점으로 막아내 팀이 재역전승을 거두는데 밑거름 역할을 해냈다. 4회초 센터필더 탐 굿윈이 잡을 수 있던 데이빗 들루치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뒤로 빠뜨려 2타점 3루타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실점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호투. 위기상황에 처한 다저스를 일으켜 승리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에이스이자 팀 리더로서 팀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퍼포먼스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7회까지 무려 130개의 공을 던진 투지는 칭찬 받아야 하지만 7회를 던지는데 130개씩이나 던진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너무 완벽한 피칭을 하거나 상대의 주문을 거부하려는 마음이 필요이상으로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스스로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이날 4회초 상황. 첫 타자에 몸 맞는 볼, 다음 타자에 안타로 허용, 노아웃 1,2루의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보내기번트를 시도하려는 다음타자 들루치와 신경전을 벌이다 3볼1스트라익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자초했고 여기서 3루타를 맞아 일거에 동점을 허용한 것은 물론 후속타자의 스퀴즈번트로 경기를 뒤집혔다. 물론 굿윈이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친 것이 아쉬웠으나 문제는 상대가 스스로 아웃카운트를 늘려주겠다고 나올 때 괜히 주문을 거부하려다 투구수만 늘리고 결과는 더 나빠진 것은 박찬호로서 한번 더 생각해 볼 문제다.
이날 박찬호는 상대한 28명의 타자중 14명에게 5구이상까지 가는 힘든 승부를 하는등 평소에 비해 유난히 투구수가 많았다. 4회를 마친 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서 7회를 마친 것만으로 대단한 분투였다.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은 경기후 4회초 굿윈의 수비에 대해 언급하는 중에 "상황이 왜 그렇게 됐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을 했다. 위기를 스스로 불러온 것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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