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 15게임등 11일 경기 완전 동결... 장기화 가능성
스포츠계 역시 완전히 얼어붙었다. 11일 경기를 전면 취소·연기하는 등 스포츠계도 예외없이 전시체제에 준하는 비상운용 체제로 돌입했다.
메이저리그는 뉴욕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1차 자살테러 발생 3시간여만인 11일 오전 8시쯤(동부시간) 버드 실릭 커미셔너 명의의 특별성명을 통해 LA 다저스-샌디에고 파드레스(샌디에고 퀄컴스테디엄), 시카고 화이트삭스-뉴욕 양키스(양키스테디엄)전 등 이날로 예정된 정규시즌 15게임을 모두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노사분규나 악천후가 아닌 이유로 전면 연기된 것은 지난 45년 플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서거 당시 이후 56년만에 처음이다.
실릭 커미셔너는 성명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와 오늘 발생한 국가적 비극에 대한 깊은 조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오늘로 예정된 모든 메이저리그 경기를 취소한다"며 11일과 12일 이틀동안 밀워키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3/4분기 구단주 회의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실릭은 이와함께 "본인은 일일단위로 사태를 주시하면서 그에 따라 적절한 조취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사태추이에 따라 메이저리그 중단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미국여자축구협회(WUSA)도 사건 발생 직후 긴급성명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US 우먼스컵 국제축구대회를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1일의 미국-일본, 독일-중국간 경기는 취소됐으며 조기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게임씩 치른 이번 대회 자체가 아예 취소되는 국제대회 사상 보기 드문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샌호제-LA 갤럭시전 등 12일로 예정된 프로축구(MLS) 4경기도 순연됐다.
PGA투어 또한 12일 티오프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월드골프 챔피언십 개막을 13일로 연기하는 등 관할 3개 대회를 모두 하루씩 미뤄 진행키로 했다.
지난 9일 일제히 개막전을 치른 뒤 제2주 경기를 앞두고 있는 NFL은 일단 오는 16일 경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정상화 지연으로 공항봉쇄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밖에 여자대학배구 펜스테이트와 영스타운스테이트의 11일밤 경기도 취소됐고 NHL 토론토 메이플립스는 이날 뉴펀들랜드 소재 트레이닝캠프로 이동, 새시즌에 대비한 본격훈련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공항 전면봉쇄에 따라 출발을 포기하는 등 미증유의 기습테러로 스포츠계 또한 완전 동결된 상태다.
한편 희생자가 워낙 많은데다 건물파괴와 항공기폭발이 겹치는 등 구조작업에 애로가 많아 이날 오후 *시 현재 스포츠계 인사들의 희생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LA 킹스의 가넷 베일리·마크 베이비스 등 스카웃담당자 2명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 대한 2차공격에 이용된 보스턴발 LA행 유나이티디 에어라인 175편에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왕년의 풋볼스타 ‘부머’ 이사이슨이 만든 불치병 어린이 치료지원을 위해 창설한 부머 이사이슨 파운데이션(월드트레이드센터 101층 소재)이 전파됐으나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CBS 라디오 스포츠의 NFL 해설자로 활동중인 이사이슨은 전날밤 먼데이나잇 풋볼(덴버 브롱코스-뉴욕 자이언츠)뒤 중계팀과 함께 덴버에 머물고 있었다.
메이저리그·NBA 등 프로스포츠는 물론 미올림픽위원회(USOC)·내셔널 대학스포츠 위원회(NCAA) 등 제반 스포츠 단체들은 사건이 이른 아침에 발생해 경기장 집단참사는 모면했으나 이번 테러기습이 대량 인명살상을 노린 무차별 공격형태를 띠었다는 점을 중시, 경기장 안전관리 강화대책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이슬람 과격단체 ‘검은 구월단’이 선수촌을 습격해 이스라엘 선수들에게 집단 총격테러를 감행,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또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특수군·일본 적군파 등에 의한 테러위협설이 나도는 가운데 김포국제공항 청사안에서 폭발물이 발견됐으나 다행히 대회 기간도중 이렇다할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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