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에 대한 지식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등산코스로는 100점을 주는 완벽한 코스이다. 너무 짧아서 아쉽지도 않고 너무 길어서 지겹지도 않다. 너무 쉬워서 지루하지 않고 너무 힘들어서 기진 맥진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만족스런 코스다. LA근방에서 최고봉인 마운트 볼디 북쪽에 위치해 있어서 노스 볼디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베이든-파웰은 41개의 지그재그 모양의 등산길이 커브를 돌 때마다 몇 번째 돌고 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서 등산 도중 현재 어느 만큼 올라와 있는 것을 등산객이 쉽게 헤아려 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등산로 중간에 앉는 의자와 쉬는 장도도 만들어 놓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샘터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지나 내리막길이 전혀 없이 꾸준히 올라가는 길이어서 등산로 따라 고도가 높아지면서 달라져 가는 식물군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다.
등산로 반쯤을 지나 올라가면 적어도 백년은 넘었음직한 울창한 라즈폴 소나무 숲이 나타난다. 흔히 통나무집을 지을 때 쓰는 소나무 종류다. 나지막한 앞 산너머 멀리 광활한 하이 데저트가 보이기 시작한다. 맑은 날이면 팜데일을 지나 중가주까지 보인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울퉁불퉁 험하게 생긴 노송 한 그루에 수령 1,500년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만약 이 나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내게 무슨 말을 제일 먼저 해줄까? 구도하는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곧 정상에 다다르면 360도 훤히 트인 시야에 주위의 고봉들이 파노라마처럼 발 밑에 군림한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고 시원한 산바람이 얼굴을 스치는데 역시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왕복 8마일에 엘리베이션 게인(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는 고도) 2,800피트다.
LA에서 라카냐나다에서 시작되는 2번 엔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5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빈센트 갭(Vincent Gap)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여기에 파킹하고 트레일 팻말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어드벤처패스(하루 5달러)가 있어야 한다.
강태화<토요산악회장·909-628-3007>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