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면 송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괜히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차고 한구석에 잠자고 있던 낚싯대를 꺼내 손질을 시작하는 시기도 이때쯤이다. 물론 한여름에도 비숍이나 준레이크 정도 올라가면 송어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감생심 시간이 없어서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가을부터는 이곳 LA 인근에서도 송어 낚시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10월 말부터 빅베어 호수 등지에 송어를 방류하기 시작한 캘리포니아주 낚시국이 곳곳의 공원과 계곡에 본격적으로 방류를 시작하면 LA의 송어 시즌이 시작된다.
여름동안 투나 낚시를 하기 위해 바다로 나가던 사람들이 강이나 호수로 돌아오는 것도 이때쯤이다. 바다 낚시가 말 그대로 장쾌한 맛이 있지만 송어 낚시는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끼리 호숫가 그늘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하면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나눠 먹는 재미는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가족간의 사랑이 넘쳐나도 일단 고기를 잡으러 갔으면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 것이다. 초보자들도 물의 혼탁의 정도, 온도, 날씨, 일조량 등에 따라 변하는 송어의 습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대어를 낚을 수 있으며 송어 낚시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송어는 양어장에서 자랐건 자연상태에서 자랐건 본능적으로 두 가지만을 생각한다. 우선은 새나 너구리 등 자신을 노리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것이고 두번째는 먹이를 찾는 것이다. 송어는 물이 맑고 햇볕이 강할수록 자신이 적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음을 본능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송어는 가능한 한 자신의 몸을 바위나 돌, 나무등걸 등의 은신처를 찾아 숨기고 있다. 호수의 보트 선착장은 인공 은신처로는 최적으로 이곳에서 간혹 큰놈이 물려 나오기도 한다.
두 번째는 수온의 변화에 민감하다. 새벽에 먹이를 먹기 위해 수면으로 뛰어 오르던 송어들은 태양열로 인해 수온이 올라가면 자연 산소가 부족해져서 좀 더 산소가 많은 깊은 물로 이동한다. 나무그늘이나 다리 밑 같은 곳은 언제나 좋은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송어의 배를 갈라 보면 어떤 경우에는 나무토막, 깨진 유리조각, 조약돌이나 심지어는 담배꽁초까지 발견되기도 한다. 그만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라도 물고 보는데 송어가 미끼를 무는 이유는 물론 배가 고파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물고기의 눈이 색맹이라고 하는데 학자들에 따르면 송어는 사람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색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형태에 대한 인식 또한 뛰어나서 낚싯줄이나 바늘을 볼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절대 미끼를 물지 않는다. doopae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