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일(45)씨에게 한 장이라도 사진을 찍혀본 사람들은 아마도 같은 느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머, 이거 나 맞아?" 4년 전 LA에서 열렸던 그의 개인전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인물들의 사진도 제법 많이 걸렸다. 그는 아름다운 표정을 잘 포착해 낸다.
한인타운에 인물 사진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큐’를 오픈한 지도 벌써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결혼, 돌, 환갑 잔치 등 가족들의 경조사를 비롯해 이벤트, 음악회를 비롯한 행사 사진까지 찍느라 그는 휴식 없는 주말을 보낸 지 오래다. 8년 동안 결혼 사진을 찍어준 커플만도벌써 500쌍이나 된다.
주말 아침이면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약도와 필름을 챙기고 식장의 규정과 프로그램을 미리 검토하며 촬영계획을 세운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재현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느라 머리가 쭈삣 설만큼 긴장의 연속인 주말이지만 사랑하는 남녀의 만남과 결혼을 예술작품으로 남긴다는 사명감으로 인해 결혼식장을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철없는 애송이로 보였던 신랑 신부가 한 해 쯤 뒤, 예쁜 아기를 안고 찾아와 돌 사진 촬영을 의뢰할 때 그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커진다.
켄터키 주립 대학과 샌타바바라의 브룩스 인스티튜트에서 사진을 전공한 그는 요즘도 틈만 나면 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기 위해 조명 테스트, 포즈 연구, 소도구 쇼핑을 하는 진지함을 보인다. 그림처럼 아름답고 예술적인 인물 사진을 추구하는 그의 열정은 작품 곳곳에서 발견된다.
전문인을 찍는 것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몇 해 전, 한국의 석학 김동길 교수의 사진집의 촬영을 맡기도 했다.
결혼식을 찍고 난 뒤라 몸이 파김치가 될 판인데 그는 사진을 배우고 싶어하는 한인들을 위해 가끔씩 주말 사진 특강을 개최한다. 신이 내려준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인 자연을 찍는 것은 그의 또 다른 기쁨. 이름 모를 들꽃, 풀 한포기도 그의 눈이라는 필터를 통하면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이 된다.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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